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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재개발 사업 투기조짐

기자의 눈

2002년 10월 15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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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강북 재개발계획이 가시화 되면서 성동·도봉·성북·은평·마포·서대문구 등 강북재개발시범단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꾼들이 이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352개 재개발 지역가운데 무려 82％에 해당하는 272개지역이 강북에 몰려있는 데다 강남에 비해 재개발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투기꾼들의 움직임은 이미 경·공매시장에서 예견돼 왔다. 강북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로 일반주택의 낙찰가율이 아파트 낙찰가율을 앞지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실시된 부동산 경매에서 아파트를 제외한 일반 주택의 주택 낙찰가율이 101.7%로 같은 기간 아파트 낙찰가율 98.7%를 앞질렀다는 경매정보업체의 분석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빅3라 불리는 강남, 송파, 서초구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투기세력들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시장안정대책 발표로 강북재개발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등 땅투기가 만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97년 서울 신림, 봉천 재개발사업과 함께 수색 미니신도시건설론이 대두되면서 땅투기, 위장전입 등의 투기바람이 일었던 것을 상기하면 강북재개발에 따른 투기세력들의 작전은 불보듯 뻔하다.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투기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동안 보완책 마련에 미온적이던 서울시가 뒤늦은 대책마련에 나섰다. 강북재개발지역에 투기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자 시범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분주한 서울시 모습에서 초반부터 강북재개발 사업이 위태로워 보인다. 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국가 개발 프로젝트가 시간에 쫓겨 허술한 정책마련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강남권과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자는 취지로 시행되는 강북 재개발 사업이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사업'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