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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자격증 따기 열풍

올 시험 역대최다 26만명 응시

2002년 09월 24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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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10월 20일에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제13회) 응시인원이 26만1,604명으로 역대 최다 응시율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수험가인 노량진 일대에서도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수험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량진의 한국법학교육원에서만 현재 3,000여명이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 학원 프랜차이즈에서 수강하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1만 여명이 넘는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따기 열풍은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부설 교육원에서도 확인된다. 협회의 봉천동 중앙회 건물 2층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특별과정의 경우 9월 수강신청이 3일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따기 열풍이 부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공인중개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가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에 대한 전문가 집단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울러 IMF이후 평생 직장에 대한 신화가 무너지면서 퇴직 후를 고려해 전문자격증을 가지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실제로 주말을 이용해 시험공부를 하려는 주말반에는 회사원들의 신청이 많은 것을 알려지고 있다.
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우선 딴 후 다른 전문분야로의 진출을 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고학력, 전문인력들이 공인중개사 시험에도 도전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서 모씨(28, 신길동)는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발판으로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한 후 리츠(REIT's) 분야의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노량진 한국법학교육원 김정안 부원장은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인원을 살펴보면 40대 중장년층과 주부,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우리 학원에서 공인중개사 과정을 수강하는 인원이 전체 수강생들의 50%가 넘는다"고 공인중개사 수험열기를 증언한다.
하지만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고 모든 일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한해 1만여명의 공인중개사가 배출되고 있으나 현업에 종사하는 비율을 극히 낮다. 대개가 소위 장롱면허증이라 불리는 수면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도 바로 효용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자격증을 딴 후 중개업에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공인중개사 배출이 늘수록 그만큼 창업도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 수는 5만 3천여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13%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중개사무소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또 갈수록 강화되는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고 지난 5월 이후 전국 대부분 부동산중개사무소들의 월 평균 중개 건수가 1건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 또 현실성 없는 법정 중개수수료로 인해 수익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은 법정 중개수수료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 반환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전문직에 대한 욕구를 충족해 주는 것은 사실이 지만 현업 중개사무소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인중개사들의 보다 높은 전문성 제고와 업역확대를 통한 시장 개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