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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자기 내면의 정의’가 중요해
2023년 01월 24일 (화) 00:26:21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설 연휴를 맞아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의 긴장감이 없어서 더욱 좋았다. 층간 소음으로 인해 아래층에서 뛰어올라올 것만 같았지만, 마음껏 뛰어 노는 아이들과의 만남 자체가 행복했다. 왁자지껄 만남을 끝내고 각자의 보금자리를 향해 떠나는 뒷모습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림자처럼.

   
(책의 표지)

그리고 설 연휴동안 몇 권의 책을 접했다. 뉴욕대학의 심리학자 개리 마커스(Gary Marcus)의 <클루지/ Kulge>(최호영 譯)와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61)의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이지수 譯)가 특히 좋았다.

본 칼럼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누구인가.

그는 일본의 영화 감독·각본가·다큐멘터리 디렉터·영화 프로듀서이다. 도쿄 출신으로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문예학과 졸업했다. 한국에도 자주 오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글은 출판할 목적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은 자유분방했다. 하지만, 영화라는 단일의 주제를 넘어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창작자로서 품고 있는 본연의 생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여러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상대의 언어로 말하려는 것’, ‘상대의 언어에 귀 기울이는 것’, ‘폭력적인 행위에 계속 반대하는 것’, ‘우리의 것과는 다른 세계상을 상상하고 인정하는 것’, ‘작은 이야기를 계속 내놓는 것’...

‘자기 내면의 정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은 이야기> 속의 글 중에서 ‘자기 내면의 정의’가 눈길을 끌었다. 중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본다.

   
(고래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 주니치신문)

<TV와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또 시청자로서 TV 뉴스를 보며 가장 화나는 건 정치인을 취재하는 기자의 저자세입니다. 특히 이시하라 신타로(일본 우익 보수파의 대표적 인물) 같은 강압적인 인물을 상대할 때면 ‘취재’라기 보다는 ‘삼가 찾아뵙는’ 태도이고, 도리어 ‘그런 건 이제 그만!’ 하고 일갈을 들으며 끝납니다. 그 이상 질문도 추궁도 할 수 없습니다. 요컨대 참으로 무른 ‘추궁’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할까. 거물 정치인들을 취재할 때 기자들이 예리한 질문을 하지 못해서 아쉬울 때가 많다.

고레에다 감독은 정치인의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정치인도 카메라와 마이크 너머에 일반 시민이 있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은 양 ‘불손’합니다. “당신네는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의식이 없는 거냐!” 저는 TV앞에서 외칩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저널리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일갈(一喝)했다.

<신문이나 TV같은 미디어의 존재 의의는 크게 말해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우리에게 세상을 알려주는 창문으로서의 역할. 다른 하나는 말할 것도 없이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 저널리즘의 역할을 대형 미디어가 충분히 수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면서 저널리스트가 규범으로 삼고 따라야 하는 것은 공동체의 도덕이나 국익이 아니라 더욱 큰 ‘윤리’이며 ‘자기 내면의 정의’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저널리스트들에게는 ‘윤리’와 ‘자기 내면의 정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것은 기자 정신의 기본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수필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는 엄중하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은 유연한 태도와 단단한 메시지가 들어 있었다.

앞으로도 그가 어떤 유의미한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해본다. 책에 담긴 내용들은 결코 작은 이야기’가 아니라 ‘큰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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