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사람들이 말실수를 많이 한다. 개인적인 모임에서만 아니라, 라디오나 TV에서도 제법 많이 한다. 교양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어쩌면 오만(傲慢)일 수도 있다.

‘두견새가 울지 않는다면 죽여버리겠다’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의 경우를 들어본다. 옛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전쟁의 영웅, '오다 노부나가')

“인생 오십 년/ 천하에 비한다면/ 덧없는 꿈과 같은 것.”

일본의 3대 영웅 중의 한 사람인 ‘오다 노부나가’가 즐겨 불렀던 노래다. 가사만으로도 전쟁으로 얼룩진 ‘노부나가’의 인생역정이 느껴진다. 그가 생을 마감한 ‘혼노지(本能寺)의 변(変)’도 유명하다.

1582년 6월, 일본의 역사를 또 한 번 바꾼 ‘혼노지의 변(変)’-

부하 장수 ‘아케치 미쓰히데(明智光秀)’가 반란을 일으켜서 ‘오다 노부나가’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裝八, 1907-1978)의 소설 <오다 노부나가>를 빌어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오다 노부나가'가 죽은 혼노지)

“적은 혼노지에 있다.”

미쓰히데(光秀)는 ‘노부나가(信長)만 제거하면 천하가 자기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야심 위에는 인간이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멍청한 놈! 천하는 너 같은 자가 쉽게 훔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노부나가’는 언제나 ‘미쓰히데’를 무시했다.

그가 주군을 배반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기록이나 역사책에도 그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설(說)이 있다. 하지만, 평소 상관인 ‘노부나가’의 말에 의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예를 들어, ‘미쓰히데’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다든지, 수치심을 주는 ‘노부나가’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 때문이었다. 시쳇말로, 상관의 ‘갑질’이 쌓이고 쌓여서 폭발했다는 것이다. 다시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본다.

“날이 밝기 전에 반드시 ‘노부나가’의 목을 베어라. 그리고 날이 밝거든, 그 목을 산조(三條)다리 밑에 효수하여 교토 사람들에게 보여야 한다.”

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만만치 않았다. ‘아키치 미쓰히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13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이유인즉, ‘노부나가’가 스스로 배를 가르고 자신의 침소에 불을 질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화염이 ‘노부나가’의 유해를 송두리째 삼켜 버렸다. 흔적도 없이. ‘노부나가’의 목을 거리에 내걸고 천하를 움켜쥐려던 ‘미쓰히데’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역사에는 항상 준엄한 심판이 내재해 있다.

‘부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교훈이다.

그리고, ‘혼노지의 변’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인간들의 분노(憤怒)라는 것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