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진영마다 각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크게 감동하지 않는다. 획기적인 비전(vision)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를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김준태(44) 씨의 저서 <군주의 조건>을 읽어봤다. 신간이 아니고, 2013년에 발간된 책이다. 그의 책은 ‘세상을 얻으려거든 자신을 먼저 다스려라!’는 세종(世宗)의 어록으로부터 시작됐다.

“옛날의 훌륭한 임금들은 스스로 실천하여 먼저 모범을 보임으로써 백성들을 인도하여 모든 사람을 다 훌륭한 인격자로 만들었다...법과 제도를 두텁게 하고, 교화(敎化)를 펴 나가는 도리를 두고 밤낮으로 마음을 쏟았다.”

성군(聖君)이라 일컬어지는 세종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수신(修身)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이다.

군주의 의미는 무엇일까?

(루이 14세/ 사진: 야후재팬)

‘군주’란 대체로 세습에 의해 국가를 다스리는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프랑스의 루이(Louis) 14세(1638-1715년)가 대표적인 군주다. 그는 루이 13세의 맏아들이자 왕비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4세의 딸 ‘마리 테레즈 도트리슈’이다. 그는 왕조의 전성기를 이루며 루이 대왕(Louis le Grand) 또는, 태양왕(le Roi Soleil)으로 불린 오만한 독재 군주였다.

바람직한 군주의 조건은?

김준태 작가는 <군주의 조건>에서 조선왕조를 이끈 왕들의 결단과 행적을 통해 훌륭한 리더(Leader)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세세하게 다뤘다. 조선의 성공한 왕들이 펼친 리더십을 ‘수신(修身), 의리(義利), 용현(用賢: 일을 도모할 때는 사람을 살피라), 공효(功效, 시대의 흐름을 읽고 변화에 힘쓰라), 건저(建儲, 후계부터 바로 세우라)’를 키워드로 33가지 덕목을 열거했다.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세종대왕 동상)

<세종은 행동을 통해 신하들이 자유롭게 간언(諫言)하도록 독려했다. 진정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려면 ‘어떤 말을 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세종은 스스로 이를 실천에 옮겼다. 회의 중에 세종과 의견이 충돌한 형조참판 고약해(高若海, 1377-1443)가 “유감입니다. 전하께서 제대로 살피지 못하시니 어찌 신이 조정에서 벼슬을 하겠습니까.”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세종은 신하의 무례한 언행에 언짢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바로 “사람들이 내 뜻을 오해하여 과인이 신하가 간언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할까 염려가 된다.”라고 한 발 물러나 그를 용서했다.>

세종에게 서슴없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던 신하도 휼륭했지만,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군주가 더 훌륭해 보였다.

책에는 율곡 이이(李珥, 1536-1584)는 “세상을 태평성대로 만드는 것도, 세상을 말세로 만드는 것도 군주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라고 했다.

군주는 이처럼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판단을 내려야 하고, 그 판단 하나하나는 백성들의 운명과 직결된다. 그래서, 군주는 최선의 판단을 하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오늘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