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게임 이용자가 50% 증가(2020년 기준)했다. 게임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것이다.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얼마일까. 13조 원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커피 시장보다 큰 규모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웹툰, 음악 등 전체 미디어 수출액의 55%가 게임이다. 게임 산업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임 인류’이야기

“메타버스(Metaverse)의 핵심 콘텐츠와 플랫폼은 게임에 적용된 개념과 기술을 차용하고 있다. 달라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인공 지능을 친구로 여기는 세대는 게임을 많이 해봤거나 게임 적(的) 세계관에 익숙한 이들이다. 해외에서는 게임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잘 성장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게임에 대한 편견에 가려 아직 메타버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상균 교수/ 사진: 유트뷰 캡쳐)

강원대 김상균(47) 교수의 저서 <게임 인류>는 이렇게 시작된다. 저자는 ‘제4차 산업 혁명은 진행 중이고, 세상은 메타버스로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거쳐서 메타버스 시대로 확장됐다’는 것이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세상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게임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가

저자 김상균 교수는 저사 <게임 인류>에서 고대 이집트 왕 투탕카멘(Tutankhamun, 재위 BC 1361-1352)의 무덤에서 발견된 ‘세네트(Senet)’를 예를 들면서 게임의 역사를 설명했다. 게임은 최근에 유행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세네트’는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비롯된 보드게임의 일종이다.

(사진: 고대 이집트의 게임 '세네트'/ 출처, 네이버)

책 <게임 인류>를 통해서 ‘세네트’에 대해서 알아본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사후 세계에서 모험을 한다고 생각했다. 위험한 모든 관문을 통과하면 태양신과 함께 배를 타고 천상을 여행하는 신적인 존재가 된다고 믿었다. ‘세네트’에는 이러한 고대 이집트인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게임은 동서양의 여러 문화권에서 역사의 주요 장면에 등장한다. 때로는 신의 뜻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때로는 새로운 지식을 위한 수단이었다. 사회생활과 삶의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사에 기록된 게임은 인간에게 즐거운 경험과 다양한 배움을 주는 도구이자 성장의 동반자 였다.

인생이 게임이라면?

저자는 책에서 ‘사람들은 쉬운 미션보다 어렵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션을 좋아한다’고 주장한다.

<게임을 즐길 때 우리는 어떤 미션을 좋아할까. (미션에는) 어렵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션과 쉽지만 지루한 미션이 있다. 게임을 시작한 초반에는 쉬운 미션을 수행해서 경험치를 쌓겠지만, 게임이 중반부로 넘어가면 어려운 미션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성공하면 만족감도 커진다. 우리가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어렵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션’을 경험하고 싶어서다. 쉽지만 지루한 미션은 어딘가로 향하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무조건 막지 말라’고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우리는 이미 게임적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는 것 같아 속상해 한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스마트폰을 잘 조작하고, 새로 나온 가전제품도 부모 세대보다 훨씬 잘 다룬다. ‘게임 리터리시(Game Literacy)’는 게임의 문화적 이해를 확장하는 능력을 말한다. 게임이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성찰하는 능력, 게임을 통해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 ‘게임 리터리시’의 핵심이다.>

저자는 <게임 인류>에서 줄곧 주장하는 ‘미래의 기회는 게임 안에 있다’고 강조한다. 필자도 적극 공감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나라는 지금 나라의 운명을 걸고 ‘대통령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닐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