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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숨은 십자가
2021년 08월 31일 (화) 08:49:00 안병호 작가 renews@renews.co.kr
   
(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1836년 9월, 샤스탕 신부는 이미 조선에 입국해 있던 모방 신부가 포교성성 장관과 파리외방전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보고, 11월9일 산둥(산동)을 떠나, 1836년 12월 25일 조선국경 변문 근처 안전가옥에서, 조선에서 온 정하상 바오로와 조신철, 이광열과 그들이 데리고 온 세 명의 소년과 조우한다.

“샤스탕 신부입니다. 산둥(산동)에서 모방 신부님의 편지를 보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조선교우 정하상 바오로입니다.”

“반갑습니다. 모방 신부님은 잘 계십니까?”

샤스탕 신부가 옆에 서 있는 세 소년을 보고 물었다.

“저 소년들은 누굽니까?”

“예비신학생 최양업, 최방제, 김대건입니다.”

그 말을 듣자 놀란 샤스탕 신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년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손을 잡아 주었다.

“세 예비신학생은 마카오로 가야겠군요.”

신부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정하상 바오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럼 세 소년을 그곳까지 누가 안내할 건지요?”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아무도 주시하지 않은 왕요셉의 존재가, 아니 그의 실체가 그때야 모두에게 보인 것이다.

“브뤼기에르 주교님을 모시던 왕요셉 형제께서 도와주실 수밖에 없습니다.”

샤스탕 신부는 왕요셉의 의사도 묻지 않고 말했다. 그러해도 요셉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 세 소년을 보자 주교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하상 바오로는 세 소년을 마카오까지 누가 데리고 갈 것인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어렵게 세 소년을 뽑아 국경을 넘어 이곳까지 온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떻게 안내자를 찾아 볼 심산이었었다. 그러나 봉황성에서 마카오까지는 엄청 먼 거리라 세 소년들을 무사히 도착시킨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우린 내일 조선으로 가십시다.”

정하상 바오로는 샤스탕 신부의 ‘내일’이라는 말에 놀라 물었다.

“내일 말입니까?”

“예, 내일.”

세 소년, 김대건(金大建)·최방제(崔方濟)최양업(崔良業)은 1836년 초 조선 입국에 성공한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모방(Maubant,R.) 신부에 의하여 함께 조선인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1837년 6월 마카오에 도착했다.

자신이 모시던, 자신이 바치고 있던 십자가인 주교를 잃은 슬픔을 채 씻을 사이도 없이 왕요셉에게는 참으로 중요한 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나의 십자가가 아닌 세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는 또 먼 길을 가야했다. 참으로 하느님의 섭리는 알 수 없다. 그도 그가 수행해야 할 일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일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항상 그러했듯이 주어진 사명을 수행할 뿐이었다. 묵묵히 걷고 또 걸어가야 했다. 후일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이 세 소년을 누가 어떻게 어떤 행로로 마카오까지 다다르게 한지 모르고 있다.

왕요셉이 아니면 누가 했을까? 그는 조선으로 입국하려는 천주교 조선초대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를 페낭에서 만나, 마찌아즈(馬架子) - 지금의 赤峯市 松山區 東山鄕까지 왔으나, 그곳에서 주교를 하늘나라로 보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행적에 대한 이어지는 기록이 없다. 그러나 여운이 그의 행적을 말해주고 있음이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지워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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