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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선견지명(先見之明)
2021년 06월 08일 (화) 09:00:20 편집팀 정리 renews@renews.co.kr
   
(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백제가 망한 후, 만백성이 통일신라를 거쳐 고려시대에도 수난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신분의 강하(降下)는 권리의 박탈을 가져와 참정권은 물론 소유권등도 없었고, 직업의 선택권과 거주이전의 자유마저 없었다. 한마디로 인격의 말살이었다.

그도 관원인 웅천주(지금의 공주) 사지(舍知) 향득이 ‘자신의 허벅지를 베어 아비를 공양하였다’고 하니 핍박의 정도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고려 때, 몽고와의 항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처인성 전투에서 싸운 ‘부곡민部曲民’이 백제민의 후예들이라 함은 통일신라 때에 채워진 족쇄가 그때까지도 풀어지지 않고 있었음이다.

백제의 의자왕이 등극할 시점에는 국력이 강성할 때였다. 그야말로 태평성대인데 좌평 성충이 ‘나라가 망할 징조가 있으니 방비하여야 하며, 만일 예기치 않게 외침이 있으면 육지와 강의 요충지에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왕은 물론이고 아무도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역적의 누명을 씌워 옥에 가두어 버린다. 그것도 모자라 가둔 체 굶기기까지 하여 죽음에 이른다. 죽음을 앞두고도 충정어린 간언을 하나 아무도 듣는 이가 없었다.

백제의 병기공창인 ‘오회사(烏會寺)’는 백제 땅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병장기를 만들고 왜국과 당나라에 수출하는 갑옷인 명광개(明光鎧)를 만들기도 했다. 바꾸어 말하면 우수한 무기를 만드는 시설과 기술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오회사에 말을 탄 괴한들이 나타나 절의 입구를 막고는 절 안의 기술인들을 밤새워 주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어서 어떠한 반항도 해보지 못하고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중요시설들을 파괴하고는 사라진다. 이로서 '오회사'의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어 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오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던 신하와 관리들은 이 사건이 불거지면- 왕에게 알려지면 삭탈관직을 당할 것이 자명해 쉬쉬해서 잠재워 버렸다. 그저 자체적인 충돌로 일어 난 일이라고 정리해 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런데 좌평 성충만이 ‘신라의 특공대’가 잠입하여 오회사 사건을 저질렀다고 간파하여, 이어서 일어날 일들을 염려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해괴한 일들이 이어져 일어나 민심을 휘저어, 백제 내부를 혼란에 빠트리고 만다. 사비성의 우물물이 핏빛으로 변하는 등, 워낙 괴이한 일들이어서 귀신이 저지른 일들이라고 여겼다.

사기에서 마저 귀신의 작란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자세히 보면 기막힌 계략임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어느 나라 누구의 책략인가’하는 것이다.

삼국유사 ‘김춘추’조에 자세하게 수록된 기록을 보면, 김춘추의 계책임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신라의 계책이기도 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변괴에 의한 사건을 단순히 지나쳐 버리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펴야 할 것이다. 현대에서는 더욱 적국을 혼란에 빠지게 더 다양한 형태의 계책이 구사될 것이다.

병법(兵法)에 인정(人情)은 없다.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항복’을 하여 희생을 막자는 것은 아니다. 패망한 나라의 백성을 어여삐 여길 ‘의리의 사나이 돌쇠’는 없다.

혹, 백제의 좌평 성충과 같은 충언을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눈을 크게 뜨고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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