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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에밀레종
2021년 02월 09일 (화) 15:51:29 편집팀 정리 renews@renews.co.kr
   
(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모두가 환상적으로 그리는 통일신라시대의 일이다. 절대 권력의 질주를 아무도 통제하지 못하던 때라서 ‘권력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러한 결과로 놀라울 정도의 유물들이 남아 있기도 하다.

신라 35대 경덕왕이 서기754년에 황룡사대종을 주조한 후 황동 12만근을 희사하여 돌아가신 아버지 성덕왕을 위하여 큰 종 1개를 조성하다가 이루지 못하고 죽자, 그 아들 혜공왕이 서기771년 12월에 유사에(有司)게 명하여 공장들을 모아서 이를 완성하여 봉덕사에 안치했다.

또, 봉덕사는 신라 34대 효성왕(경덕왕과는 형제이다)이 서기738년에 그 아버지 성덕왕의 복을 빌기 위해 세운 것이며, 이 때문에 종명을 ‘성덕대왕신종지명’이라고 했다. 이외 삼국사기권38 잡지7 봉덕사성전조에도 봉덕사에 관한 기록이 보인다.

성덕왕조에는 전년의 흉년으로 기근이 발생하여 구제 사업을 펼쳤으며 이어서 이러한 흉작과 기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훌륭한 선왕을 위하여 절을 짓고 인왕도량을 열어 기도하고 또 많은 죄인을 사면하였다고 기록하였으므로, 이것을 봉덕사의 창건동기로 볼 수 있으며, 창건 연대 또한 명백하다.

즉, 봉덕사는 성덕왕 6년(서기707년)에 태종무열왕을 위해 창건되었으나, 효성왕 2년(서기738년)에 완공되었고, 이 때 부왕인 성덕왕의 명복을 비는 원찰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종은 처음에 ‘봉덕사에 달았다’고 해서 봉덕사종이라고도 하며, 아기를 시주하여 넣었다는 전설로 아기의 울음소리를 본 따 에밀레종이라고도 한다.

종 몸체에는 상하에 넓은 띠를 둘러 그 안에 꽃무늬를 새겨 넣었고, 종의 어깨 밑으로는 4곳에 연꽃 모양으로 돌출된 9개의 유두를 사각형의 유곽이 둘러싸고 있다. 유곽 아래로 2쌍의 비천상이 있고, 그 사이에는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가 연꽃 모양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몸체 2곳에는 종에 대한 내력이 새겨져 있다.

통일신라 예술이 각 분야에 걸쳐 전성기 시절에 만들어진 종으로 화려한 문양과 조각수법은 그 시대를 대표할 만하다. 또한, 몸통에 남아있는 1,000여 자(字)의 명문은 문장뿐 아니라 새긴 기법도 뛰어나다.

종의 크기보다 표면에 그려진 조각을 보노라면 흡입되는 착각을 느낀다. 몸체에는 당초문을 두른 견대가 있고 그 아래에 4개의 유곽 안에 각각 9개씩 모두 36개의 연꽃을 넣었으며, 그와 대칭으로 보상화무늬와 연꽃으로 된 당좌가 있다.

비천상은 양각된 종명을 사이에 두고 2구씩 상대한 4구가 연화좌 위에 무릎을 꿇고 공양하는 공양상이라 한다. 그 주위로 보상화가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비천상 사이의 2개 처에 이 종의 유래와 종을 만들 때 참가한 사람 및 글쓴이의 이름이 있다.

왕과 권력자들이 재물을 내놓아 거종을 만들었을까? 종을 만든다고 점령지의 백성을 수탈하다 못해, 신라 백성들마저 들볶았다. 아니 수저고, 솥이고 모두 거두어들였다. 가난한 한 여인에게 ‘숨긴 밥그릇과 수저를 내놔라!’ 강압하니 바칠 것이 없는 여인은 어쩔 수 없이 안고 있던 아이를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버렸다.

‘에 밀 레 …’

기록은 엄연한데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지금, 너무나 어리석음을 돌아보게 된다. 심지어 ‘에밀레 축제’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있었던 백성들의 아픔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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