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7.17 수 11:07
> 뉴스 > 투자리포트 > 장상인칼럼
       
‘손 들지 않는 기자들’
2019년 06월 28일 (금) 05:56:33 장상인 renews@renews.co.kr

우편으로 책 한권이 배달됐다. 집으로. 언론인 임철순(66)의 ‘유쾌한 어문 에세이’였다. 책의 표지가 눈길을 끌었고, ‘손 들지 않는 기자들’(열린책들)이라는 제목 또한 특이했다.

저자 임철순이 197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으로 외길을 걸었으니 ‘기자들에 대한 시각이 남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장(章)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줄줄이 담겨 있었다.

   
 

‘시상금 좀 올려주세요’ ‘슬갑도적과 여성 속곳’ ‘피로는 회복하지 마세요’ ‘남의 책 시비 거는 사람’ ‘남의 글에 손대지 마세요’ ‘아빠, 한심한 우리 아빠’에 이어 마지막 부분이 ‘손 들지 않는 기자들’이었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늘 질문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질문으로 먹고 사는 사람으로 첫 손가락에 꼽을 존재는 역시 기자, 언론인이다. 기자는 질문을 토대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확인하고, 그 사실을 논평하고 해설한다.>

저자는 질문으로 먹고 사는 사람의 일순위로 기자를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제대로’라는 명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세상과 사람의 일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고 논평하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 정확한 질문부터 해야 한다. 그런데, ‘제대로’가 결코 쉽지 않다. ‘제대로’는 어떤 사실을 왜곡이나 오해 없이 편집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제대로’의 사전적 의미는 간단명료하다. ‘제 격식이나 규격대로’가 전부다. 인간의 삶에서 격식이나 규격에 맞게 생활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것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탈이 생긴다. 저자가 꼬집은 기자들의 질문 방식이다.

<나를 포함한 요즘 기자들은 질문을 잘 할 줄 모른다. 어느새 받아쓰기 글 꾼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의 기자 회견은 어디까지나 형식적이고, 아직도 관료적이고, 여전히 권위적이다. 그 틀을 깨는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질문을 하는 기자를 본적이 없다. 어쩌면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질문을 잘하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한다’는 것이 저자가 제시하는 일관된 해법이다. 일에 대한 철저성과 열정, 프로의식이 없으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기자에게 있어서 ‘무례한 질문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기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기자에게 본질적으로 무례한 질문이란 없다. 질문은 공격적이고 비판적이어야 한다. 사실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다만, 보도는 냉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기자는 대체 무슨 권리로 질문을 하는가? 기자의 질문 권은 대체 누가 언제 부여하거나 일임한 것인가? 이런 생각과 자기 점검을 잊으면 안 된다.>

저자가 언론인들에게 권하는 논어 자장(子張)편에 나오는 자하(子夏)의 말에 공감이 간다.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널리 배우고 배우려는 의지를 돈돈히 하며 간절하게 질문하고 가까운 문제부터 생각하면 인(仁)이 그 가운데 있다.)

회견장에서 손을 번쩍번쩍 드는 기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사회가 더욱 투명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 부동산신문(http://www.re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괜찮아요.”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과일의 왕(王...
국토교통부, ‘주택법 시행령·시행...
강남 재건축 호가 5천만원 '뚝'...
서울 아파트 평균분양가 3.3㎡당...
대원E&C, 약 190억원 규모 ...
영혼(靈魂)으로 이은 한일 가교(...
유엔빌리지가 뭐야
‘제1회 대학생 스마트시티 아이디...
LH, 9월 6일 '대학생 스마트...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6-2 맨하탄빌딩 1207 | 대표전화(구독문의) 02-786-7001 | 팩스 02-786-7008
등록번호 : 서울다07611 | 창간 년월일 : 1998년 4월 28일 | 발행인 : 장상인 | 편집인 : 안진우 | 부사장 : 박영규 | 편집국장 : 이준철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홍형정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형정 | Copyright 2007 부동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