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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무라이(侍), ‘와타나베 아키라’ 씨
2019년 02월 11일 (월) 10:25:55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의리를 중시하는 일본인

필자는 도전적이고 개척 정신이 강한 일본의 오랜 친구 와타나베 아키라(渡邊章·72) 씨에게 ‘진정한 사무라이(侍)’라는 별칭을 붙인다. 그는 의리·인의·충의·신의 등 의(義)를 바탕으로 하는 덕목들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

   
와타나베 씨

필자는 그를 통해서 일본의 사무라이(侍) 정신을 이해하게 됐고, 그 후 다른 일본인들과 접촉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일본인들은 겉으로는 친절하고 평범한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강한 자존심이 있음을 간과(看過)해서는 안 된다. 일본인들과의 교류에 신중을 기해야 할 부분이다.

‘90년 대 중반 와타나베 아키라 씨가 근무하던 하자마구미(間組)라는 회사가 상당히 어려운 상태였다. 대우에서 그를 일본 지점장으로 스카우트하려고 했었다. 규슈(九州) 지역에 인맥이 두터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로 거절했다. 대우의 경영진들은 다음과 같은 그의 말과 행동에 감동했다.

“회사가 어려울 때 혼자만 빠져나오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의리 없는 행동이지요.”

벽이 없는 30년 우정

필자는 그와 30년 넘는 세월,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긴 세월 우정이 유지되고 있을까.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인간적인 믿음(信)이 있어서다.

   
서울 청계천에서 와타나베 씨(좌)와 그의 선배 오쓰보 씨(우)

와타나베(渡邊) 씨는 4남매를 두고 있다. 필자는 그의 자녀 결혼식에 세 번을 참석했다. 그는 답례로 2013년 필자 장남의 결혼식에 왔다. 그것도 주례자로서.

그는 필자의 일본 진출에 있어서 업무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필자와의 우정을 바탕으로 자신의 조카딸과 재일교포 2세의 결혼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집안의 반대를 물리친 그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보다 정(情)이 많으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본인보다 훨씬 낫다. 이 결혼은 꼭 성사돼야 한다. 일본과 한국의 우호증진을 위해서도...”

필자와 와타나베 씨는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의 소식을 전한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 아니면 이메일을 통해서다. 최근 들어 그는 손자들의 사진을 많이 보내온다. 세월이 그만큼 많이 흘렀고, 나이가 무거워졌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벽이 없는 우정은 세월의 두께 만큼 쌓여지고 있다.

“외국인과 절친(切親)이 될 수 있을까?”

필자 스스로 던져본 질문이다. 답은 간단하다.

“될 수 있다.”

같은 고향, 같은 학교, 같은 성(姓)씨, 같은 언어....동질적인 요소가 엄청나게 많은데도 절친(切親)이 되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데, 외국인과 절친이 된다는 것은 더욱 어렵지 않겠는가. 하지만, 언어와 문화·습관 등이 다를 뿐 마음(心)은 내국인, 외국인 공히 큰 차이가 없다.

독일을 대표하는 언론인 볼프 수나이더(Wolf schueider)는 <인간이력서>(이정모 옮김)에서 “우리의 말은 0.1초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인공위성은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플라틀링(Plattling)에서 게르머스하임(Germersheim)까지 가는 길을 알려준다”고 했다. 말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인공위성보다 아주 많이 빠른 것이다. 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글이다.

현지 언어는 필수적인 요소...상대의 내면을 읽어야

외국인과의 절친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언어가 중요하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의사전달이 아닌 상대방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감성적인 언어를 일컫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상대방의 내면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지어를 익히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자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안녕하십니까? 죄송합니다만, 혹시 일본어 하실 수 있는 분계십니까?”

일본인 와타나베(渡邊) 씨가 1988년 우리나라 조달청의 한 사무실을 방문해서 직원들에게 던진 독불장군(?)같은 말이다.

하늘의 도움이 있었던가. 조달청의 한 직원이 손을 들었고, 그가 필자가 근무하는 대우건설을 소개했다. 이유인즉, 조달청이 발주한 후쿠오카(福岡) 한국총영사관 공사에 공동으로 참여하려는 목적으로 한국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혈혈단신 발주처를 찾은 것이다.

필자와 와타나베(渡邊) 씨와의 만남은 일본어를 기본으로 한 언어적 네트워크가 일차적으로 형성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업무로 이어졌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적인 우정으로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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