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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은 치매를 앓고 싶지 않아요.”
2018년 11월 13일 (화) 10:20:55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열기 뜨거운 일본의 치매 예방 시민심포지엄 현장을 가다
 
만추(晩秋)의 일본 나고야(名古屋)- 기온이 영상 20도였다. 사람들의 졸음을 쫒으려는 듯 가끔씩 세찬 바람이 불었다. 바람 따라 낙엽들이 흩날렸다. 봄날 노란 나비들이 훨훨 나는 듯했다. 시인(詩人)들은 ‘가을은 쓸쓸한 기분을 느끼는 계절이다’고 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나고야의 도심 사카에(榮)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케시다(池下)역으로 갔다. 지난 10일(토)의 일이다. 목적은 나고야시 치쿠사(千種) 구청(區役所)이 개최하는 치매(인지증)에 대한 시민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역사(驛舍)는 보강 공사가 한창이었다. 미리 약속했던 사토 쓰네오(佐藤永男·74)씨가 철기둥 사이에서 손을 흔들었다.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요.”
 
점심은 시간 관계상 인접 상가 2층 식당에서 후루룩 우동으로 했다.
 
15년 째 이어지고 있는 시민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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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시 치쿠사 구청
15년째 계속되는 행사로 선착순 300명이 무료로 참가할 수 있었다. 관계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치매에 대한 각종 자료를 배포했다. 필자도 주섬주섬 자료들을 챙겼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고령자들이었다. 이날의 행사를 실무적으로 주관하고 있는 나카네 요코(中根容子·53) 소장의 말이다.
 
“올해가 15년째입니다. 고령자 어르신들이 많지만, 젊은 분들도 참가합니다. 물론,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들입니다.”
 
그녀는 간호사 출신이면서 치매 케어 전문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서 일본의 전통 북(太鼓) 연주가 있었다. 젊은 남녀로 구성된 악단은 강당의 천정이 무너질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기력이 쇠잔해진 고령자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려는 의도가 깔린 듯싶었다. 구경꾼인 필자도 흥이 났으니 말이다. 활기찬 연주가 계속되는 동안 비었던 의자들이 모두 메워졌다.
 
그러는 사이에 가수 한사람이 올라와서 노래를 선창하고, 참석자들이 따라 불렀다. 노래는 나가노(中野)현 기소(木曾)지방의 민요 ‘기소부시(木曾節)’와 동요 ‘벌레의 목소리’였다.
 
“아아! 송충이가 울고 있네...가을의 긴 밤을 울어 지새우는구나...아아! 재미있는 벌레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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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카와 대표
기조 강연은 구로카와 유타카(黑川豊) 대표가 했다.  그는 치쿠사구(千種區)인지증지역연대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인지증(치매) 환자 여러분과 가족 여러분! 고민을 떠안고 고통 받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면 부담 없이 저희 인지증 지역 연대에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지증(치매)을 알자- 병에 대하여, 예방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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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하는 우라카미 박사

첫 번째 연사는 돗도리(鳥取)대학 의학부보건학과 교수인 우라카미 가쓰야 (浦上克哉)박사였다. 우라카미(浦上)박사는 참석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인지증이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참석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저희들은 치매를 앓고 싶지 않아요.’
 
치매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공포의 병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우라카미(浦上)박사는 일본의 치매환자 수(數)에 대해서 언급했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시금 실감이 갔다.
 
“일본 전체로 인지증 환자가 462만 명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예비군(환자)도 400만 명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치매는 단순한 노화하는 현상이 아니라, 뇌(腦)의 병이다”라면서 예방의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했다.
 
“제1차는 병의 발병을 예방하는 것이고, 제2차 예방은 병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3차 예방은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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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경청하는 참가자들

우라카미(浦上)박사는 건망증과 치매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의 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단순한 건망증: (1)내용의 일부를 잊어버린다. (2)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3)힌트가 있으면 생각난다.
 
▴병에 의한 건망증(치매): (1)내용을 전부 잊어버린다. (2)메모를 해도, 메모자체를 모른다. (3)지금까지 사용했던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치매 환자는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다’면서, 알츠하이머 형(型) 치매와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인지증의 특징은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병은 20년에서 30년에 걸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우라카미 박사의 강연이 진행될수록 알아야 할 내용이 너무 많았다. 그는 ‘예방은 육체적 운동과 병행해서 두뇌운동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패널(panel)들의 열띤 공방도 눈여겨 볼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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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야마 박사
제2부에서는 제1부에서 발표한 우라카미 가쓰야(浦上克哉) 박사와 아라후카 히로키(荒深裕規) 일본복지대학교수, 우미노 미치요(海野 道代) 구청 보건센터 직원이 열띤 토론을 했다. 좌장은 시바야마 히로토(紫山 漠人) 박사가 했다. 병원장과 대학 교수를 하고 있는 시바야마(紫山) 박사는 치매 예방을 위한 10개 항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첫째, 야채는 매일,  과일과 생선은 주3회 이상 먹어야 한다. 때때로 육류 섭취도 중요하다.
둘째, 30분 이상 운동(걷기, 자전거 타기)을 주3회를 목표로 해야 한다.
셋째, 신문, 잡지, 책 등을 읽어야 한다. 소리를 내서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說)도 있다.
넷째, 일기, 한자, 시(詩) 등을 쓰는 것도 좋다.
다섯째,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좋다. 사교 활동이 뇌의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여섯째, 취미활동을 해야 한다.
일곱째, 즐겁게 요리를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신(新)메뉴에 도전하는 것은 더욱 좋다.
여덟째, 술은 적량으로 담배는 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일본의 사케(酒)는 한 홉(合, 180ml), 맥주는 한 병, 와인  두잔이 적당한 양이다.
아홉째,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열 번째, 사랑(愛)을 해야 한다. 사랑은 뇌 운동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열번 째에서 폭소가 터졌다.
 
“우라카미(浦上)박사의 강연이 특히 좋았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셨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맨 앞자리에서 질문을 하면서 열심히 메모하던 사토 마사코(佐藤昌子·71) 부인의 말이다.
 
오후 4시가 되자 장시간의 심포지엄이 끝났다. 참석자들은 치매 예방에 대한 자료와 상식을 한 아름 안고서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돌아가는 얼굴들은 들어올 때보다 훨씬 밝아 보였다.
 
필자는 나고야의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혼잣말을 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치매에 대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텐데...'
 
우리의 부모이자 형제자매의 일이며,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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