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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스턴과 한국을 화음으로 잇는 향연
-음악으로 하나가 되다
2018년 06월 12일 (화) 10:19:58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온 세계의 이목(耳目)이 싱가포르에 집중된 지난 11일 밤.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도 주목받는 행사가 열렸다. 다름 아닌 보스턴 콘서바토리(Boston Conservatory)동문음악회였다.

급진적인 남북의 화해 무드로 달궈진 한반도를 식히려는 것일까. 소곤소곤 속삭이듯 실비가 내렸다.

이 음악회에 초대된 필자는 공연 시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보스턴 콘서바토리(Boston Conservatory)동문음악회에 대한 공연 팸플릿을 넘기면서 정보를 탐색했다.

‘미국 최초’라는 왕관이 많은 학교

   

 

<미국에서 최초로 흑인과 여성에게 예술교육을 실시한 학교

미국에서 최초로 뮤지컬 학사학위를 부여한 학교

미국에서 최초로 그랜드 오페라(Grand Opera)를 개설한 학교

미국에서 최초로 음악교육학과 학위를 부여한 학교

미국에서 최초로 발레와 현대무용을 통합한 학교>

‘미국에서 최초’라는 왕관(?)이 아주 많은 학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 학교는 매년 $12.6million(한화 약 130억 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고 했다. 88% 이상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넉넉한 학교가 최근 한국에서 동문회 발족과 동시에 이를 기념하기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150년 전통을 가진 이 학교는 2016년 대중음악의 메카인 버클리 음대와 합병해서 학생들이 재즈 및 실용음악 클래스를 교차 수강할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물었다.

음악회의 서막은 에이미 안(Amy Ahn)의 하프(harpe) 연주였다. 곡명은 프랑스 출생 제르맹 테유페르의 ‘하프를 위한 소나타’. 하프의 우아한 곡선과 아름다운 음색은 여름밤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영신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靈)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창세기 1장 1절과 2절이 자막으로 비춰짐과 동시에 '피아노를 위한 태초'가 김소형의 연주로 시작됐다. 관객들도 숙연해졌다.

이 연주회를 위해서 미국에서 날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최영신의 ‘탱고의 역사’는 제1악장 Borde(1900)–제2악장 Cafe(1930)-제3악장 Nightclub(1960)으로 이어지는 탱고의 변천사였다. 탱고의 역사를 바이올린의 선율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탱고'가 브라질의 '보사노바(Bossa Nova)' 음악과 만나서 새로운 탱고로 재탄생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다. '보사노바'가 지닌 의미는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이기도 하다.

제2부에서는 특별 출연한 원로 피아니스트 김정자 교수의 ‘스크리아빈 환상곡 b단조’가 세월의 흐름과 관록을 그대로 표출했다.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김정자 교수는 1972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보스턴 콘서바토리 피아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음악은 인류의 공통어’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은 음악의 선율 속으로 빠져들면서 박수 소리의 강도를 높였다.

소프라노 이소연이 뮤지컬 송을 부를 때에는 관객들이 자지러졌다.

“내 뒤에 있는 걸 만족하고 있죠. 나는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음...아이고, 더 이상 태클 걸 껀덕지가 없네...이 녀석 연주가 너무 끝내준단 말이지!”

본의 아니게 ‘녀석’이 된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김화정이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클라리넷(변규리), 바이올린(김혜란), 피아노(이유빈)를 위한 삼중주(Trio)는 제1악장에서 미국의 재즈 분위기와 동유럽의 민속음악을 보여주었고, 제4악장에서는 러시아적이며 유대인의 댄스를 접합시켜서 음을 자아냈다.

   

무대에서 인사를 하는 작곡가·연주자·가수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2018 보스턴 콘서바토리 동문음악회’는 참석자들의 눈과 귀는 물론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미국 시인 롱펠로우(H. W. Longfellow, 1807-1882)는 “음악은 인류의 공통어이고, 시(詩)는 그 위안이며 기쁨이다”라고 했다. 처음 만남 사람들끼리 음악으로 무언의 대화를 나눈 관객들은 하나가 되었다.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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