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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다
2018년 04월 17일 (화) 09:45:37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당신의 내면, 존재의 중심 깊은 곳에도 역시 바깥으로 발산되는 숨겨진 힘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신비한 에너지를 ‘영혼’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천재성‘이라고 한다. 카를 융(Carl Jung)의 학설을 따르는 분석 심리학자들은 이를 자기(self)라고 불렀다.”
 
‘스티뷰 도나휴가’의 저서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전하는 운명론이다. 그는 20대 때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여행을 통해서 삶의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그의 나침판 론은 특별하다.
 
“인생이라는 여행은 그 자체가 엄청난 미스터리이니까. 그러나, 언젠가 그 나침판이 당신을 ‘집’으로 인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태어난 도시나 마을이 아닌 당신 자신만의 집으로 말이다. 당신의 나침판은 계속해서 당신을 올바른 삶의 방향과 목적으로, 그리고 당신이 누구이며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발견하도록 이끌 것이다.”
 
‘여행은 쉬지 않고 끝없이 건너야하는 끝없는 사막의 연속이 아니라, 언제나 도착했음을 느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때로는 지치고 힘든 여정일지라도 쉬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
 
권력과 연애의 성쇠
 
“안개서린 봄의 산 저만큼 멀리 있건만/ 그곳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꽃향기를 전하는 구나.”
“매미 허물같이 무상한 이 세상 같도다/ 사쿠라꽃(벚꽃)은 피었다 했더니/ 어느새 지고 말았으니.”

   
벚꽃이 장관인 일본

일본의 ‘고금화가집(古今和歌集)’에 들어있는 벚꽃에 대한 노래다. 벚꽃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너무나 빨리 지는 것이 흠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벚꽃을 ‘삶의 기쁨과 무상(無常)의 상징’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오오누키 에미코(大寬惠美子)’는 저서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에서, 벚꽃이 피고 지는 것을 ‘권력과 연애의 성쇠(盛衰)’로 결론지었다. 글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쿠라(櫻)꽃은 대개 1-2주정도 피어있으나, 거센 바람과 비를 만나면 단지 몇 분 만에 떨어지고 만다. 이 짧은 시간에 전개되는 드라마가 은유(隱喩)로서의 사쿠라를 사람들의 마음속에 강하게 호소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인생을 생각해 보면, 사쿠라처럼 권력에도 연애에도 성쇠(盛衰)가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여의도의 강둑을 화려하게 뒤덮던 벚꽃이 비바람을 만나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던 경우가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요즈음 벌어지고 있는 새 정부 인사들의 ‘낙마(落馬)’가 벚꽃같다. 짧은 기간 동안에 여러 명이 피고 졌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도 거센 비바람을 만난 인사는 꽃을 피운지 며칠 만에 떨어지고 말았으니 무상(無常)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해서 어찌 비바람을 탓하랴.’

   
호수 주변의 벚꽃

“사쿠라꽃의 애상(哀想)은 지고(至高)의 권력·부(富)·사랑 같은 것으로 표현된 현란한 것들을 모두 잃어버렸을 때 비로소, 그 덧없음을 통감하는 것”이라는 ‘오오누키(大寬)’ 박사의 말이 백번 옳다. 고위 공직자라면 거센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력(耐力)이 있어야 할 것이며, 스스로를 뒤돌아봤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 화살은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야당은 ‘인사 검증 팀을 문책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검증(檢證) 시스템을 도마 위에 올린다. 언제나처럼.
 
검증(檢證)의 사전적 의미는 ‘가설이나 사실, 이론 등을 검사하여 '참인지, 거짓인지’를 밝히는 것이다. 청와대 인사 검증 팀이 사실에 대해 ‘참인지, 거짓인지’를 사전에 철저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필자는 검증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검증’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 본인만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백마 타고 오는 지도자는 언제나 올 것인가?

   
일본의 오늘, 우리의 오늘

“나는 누구인가? 우리들은 누구인가? 우리는 실제인가, 가짜인가? 종이로 만든 허구? 신(神)의 모습을 닮은 허상? 재로 만든 팬터마임? 무대에 등장한 실재하지 않는 존재? 적의를 품은 마술사가 빨대로 불어대는 비눗방울?”
 
이태리의 유명작가 ‘제수알도 부팔리노’의 소설 <그날 밤의 거짓말>속에 들어있는 한 구절(句節)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봤다.
봄이 왔으나, 우리에게 기쁨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감 있는 지도자는 백마를 타고 ‘언제 나타날 것인가?’
사람들의 나이는 점점 늘어나는데...내년 봄의 벚꽃이 피기를 기다려야 할 것인가.

 

※ 이 칼럼은 [조선일보-조선pub]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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