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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사람’
2017년 12월 28일 (목) 11:29:01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노동은 축복이라네. 그것을 통해 우리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다면 말이야. 그러나 일에만 매달려 삶의 의미를 도외시한다면 그것은 저주야.”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70)의 <흐르는 강물처럼>(박경희 譯)에 흐르는 글이다. 그렇다. ‘사람이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축복을 좇아 지나치게 일에만 매달리다보면 삶의 가치를 잃어버릴 수가 있다.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지만.

“자넨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분주히 사는가?”

“책임감 때문이지요.”

소설의 주인공이 꿈속에서 천사와 나눈 대화도 마음에 와닿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임감이라는 멍에(?)을 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일본 소설 ‘끝난 사람’ 속으로

우연히 일본의 우치다데 마키코(內館牧子·69)의 소설 <끝난 사람>(박승애 譯)을 펼쳐봤다. 소설에는 샐러리맨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나라는 인간, 무엇하나 특별히 사회에 영향을 끼칠만한 일도 없이 그저 가족이나 부양하다가 끝나버린 하찮은 인생인가? 설사 본부 임원이 되었던들, 은행장이 되었던들 ‘떨어진 벚꽃’ 신세였을 것이다.”

   
도쿄 신주쿠의 골목길

소설의 주인공은 명문 도쿄대(東京大)를 졸업한 후 일본 굴지의 은행에 취직한다. 오로지 일에 매달리면서 앞만 보고 달린다. 그러나 임원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자회사로 밀린다. 결국 고작 30여명의 자회사에서 정년을 맞은 것이다.

“정년퇴직이라...이건 뭐 생전 장례식이다.”

주인공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실컷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은 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아아! 나는 ‘끝난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머릿속이 하얘지는 기분이 들었다”는 대목에서 느낄 수 있다.

정년퇴직 날의 소설 속 묘사는 압권이다.

“펑펑 폭죽이 터지고 남녀 직원 둘이 앞으로 나와 꽃다발과 기념품 같이 생긴 것을 내밀었다. 전 직원이 승용차에 둘러서서 큰 소리로 인사하고 손을 흔들고 난리다. 차가 움직이고 나서 조금 있다 돌아보니 이미 개미 새끼 한 마리 남아 있지 않았다.”

‘모두들 서둘러 사무실로 돌아가 자기 업무를 시작했겠지. 내가 없어졌는데도 말이다. 누구 한 사람, 아무것도 곤란할 일이 없이...’

소설을 넘어 현실적 상황이기도 하다.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년이라는 ‘시계의 축’이 과거와 달리 더욱 빠르게 흔들이고 있으니...

‘정년퇴직을 했으나 아직 머리도 팽팽 돌아가고 몸도 건강하다. 일도 다른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주인공-

그러한 주인공에게 재기의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그날을 기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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