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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에게 무료 모닝세트…고령화시대 맞춤 서비스가 매력
2017년 08월 22일 (화) 14:41:58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장상인의 일본탐구] 50년 전통 ‘고메다커피점’

   

나고야 고메다커피점을 찾은 젊은 연인. 커피점 안에는 신문과 잡지 등이 비치돼 있다

 나고야 고메다커피점을 찾은 젊은 연인. 커피점 안에는 신문과 잡지 등이 비치돼 있다

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일본 나고야(名古屋)행 비행기를 탔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고메다커피점’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중부국제공항에서 기차를 타고서 나고야의 가나야마(金山)역에서 내렸다. 가나야마는 일일 40만~50만 명이 거쳐 가는 나고야 제2의 교통 중심지다. 고메다커피점의 관문이기도 하다.

일본어로 고메(こめ)는 쌀(米)을 의미한다. 창업자 가토 다로(加藤太郞)의 가업이 쌀집(米屋)이었던 관계로 고메다커피점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1968년 나고야에서 1호점을 열었다. 고메다의 상호는 창업자의 가업인 ‘고메’와 그의 이름 ‘다로’에서 한 글자씩을 떼어서 만들었단다.
 
고메다의 창업 정신은 ‘커피를 중요시하는 마음으로부터’에 두고 있다. 차(茶) 문화가 강한 나고야 중심에 ‘휴식의 장소’를 내세운 것이 이 회사가 성공한 비결이기도 하다. 고메다는 우리와 달리 무분별하게 프랜차이즈를 확대한 것이 아니라 먼저 나고야 시내에 몇 개의 커피점을 열어 고객의 반응을 타진하면서 튼튼한 기반을 다졌다. 무려 25년 동안 자사의 프랜차이즈 전략을 시험한 것이다. 고메다커피는 1993년 4월부터 프랜차이즈 전개를 본격화했다. 현재의 가맹점 수는 760개에 달한다.
 
나고야는 찻집·커피숍의 격전지
 

   
나고야의 고급 주택가에 자리한 고메다커피점의 고풍스러운 본점. 주차장을 겸비하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나고야의 고급 주택가에 자리한 고메다커피점의 고풍스러운 본점. 주차장을 겸비하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택시로 이동하시죠. 고메다커피점으로 갑시다.” 필자는 가나야마역에 마중 나온 일본 친구 이토 슌이치(伊藤俊一·64) 대표와 함께 택시를 타고서 고메다커피의 본점으로 달렸다. “나고야는 일본 제일의 차(茶)문화를 과시하는 지역입니다. 세대당 차를 마시는 비용이 도쿄·오사카보다도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찻집이 없다면 밤도 낮도 열리지 않는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나고야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토 대표는 택시에서 『나고야의 불가사의』라는 책을 펼쳐 가면서 나고야의 차(茶)문화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다. 그의 말을 종합해 보면 나고야는 찻집(커피숍)의 격전지인 것이다.
 
고메다커피의 본점은 도심과는 다소 떨어진 스미호구(瑞穗區) 가미야마죠(上山町)의 고급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었다. 커피점의 외관은 오래된 일반 가옥 같았다. “창업자 가토 다로가 살던 가옥을 개조한 것입니다. 주차장도 무척 넓지요?” 이토 대표는 고메다커피점 본점의 탄생 스토리를 필자에게 알려줬다.

   
대기자들에게 메뉴 선택에 대해서 설명하는 고메다커피 종업원

문을 열고 커피점 안으로 들어가자 기다리는 사람들이 두 갈래로 길게 앉아 있었다. 오후 3시, 200석이 넘는 좌석은 꽉 차 있었고 20명 남짓한 사람들은 고객 대기 명부에 이름을 올려놓고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리자 ‘이토’의 이름을 부르는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톤이 아주 높았다. 필자와 이토 대표는 시험에 합격한 듯 기쁜 마음으로 종업원이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갔다. 좌석은 마치 응접실 소파 같았고 테이블도 넓었다. 호텔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편안한 마음으로 앉을 수 있는 좌석이었다. 다른 종업원이 다가와서 온기가 느껴지는 물수건과 얼음냉수를 놓으면서 “메뉴가 결정되시면 벨을 누르세요”하고서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
 
테이블 위에는 메뉴판이 여러 겹으로 세워져 있었다. “고메다커피점은 고객 대응 서비스가 좋습니다. ‘누구나 편하다’ ‘거리의 거실이고 싶다’가 50년 이어지면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입니다.” 방송사 출신인 이토 대표는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숍과 고메다커피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필자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한 잔에 400엔(4000원). 값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메다커피점은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듯 연령층이 다양했고 가족 단위의 고객도 많았다. 약간은 가려진 자기만의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와 다양한 메뉴로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후쿠시마 노리코(福島規子) 점장은 “고메다커피점의 정신은 분위기 못지않게 맛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조산지를 엄선하고 재료에 대한 품질관리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지요” 하면서 활짝 웃었다. 또한 그녀는 “손님이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서서 커피를 마시고 돈을 지불하고 나갈 때까지 종업원들의 밝은 미소와 신문 잡지 제공 등은 ‘항상’이라는 서비스 정신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계산대의 종업원 가스가 이(春日井)는 필자가 “하루에 손님이 얼마나 방문하느냐”고 묻자 “많을 때는 1200~1300명 정도가 다녀간다”고 했다. 이 커피점은 오전 6시 3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문을 열고 고객을 맞이한다.

   
오전 11시까지 제공하는 무료 모닝세트는 인기 만점이다.

고메다커피점은 이른 아침 문을 열 때부터 오전 11시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모닝세트가 인기 만점이다.
 
“요즈음 같은 무더운 날씨에는 집에서 음식 만들기가 번거롭겠지요? 휴일이면 가족 전체가 모닝세트를 즐기려고 고메다커피점으로 갑니다. 나고야의 독특한 풍습이자 문화이기도 합니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의 지배인 후루다 히토미(古田仁美·44)의 말이다.
 
필자는 그녀가 표시해 준 지도를 들고 호텔 근처의 고메다커피점을 찾았다. 오전 10시인데도 커피점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서 있었다. 줄서기에 익숙한 일본인들이지만 오전 시간 때의 커피숍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라서 신기했다. 필자는 줄의 꽁무니를 이었다. 대기자 명부에 이름을 쓰는 것은 기본. 20분쯤 후 부름을 받고 자리에 앉았다. 커피를 주문하자 무료 모닝세트 중 마음에 드는 메뉴를 선택하라고 했다. 가격은 커피 한 잔 값(400엔) 그대로였다. 옆자리에 나오는 모닝세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꿀꺽 넘어갔다.
 
건너편 테이블에서는 머리가 하얗게 센 할아버지가 샐러드 한 접시를 놓고서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잠시 후에 두툼한 토스트와 계란이 나왔다. 아침 식사로 충분한 양이었다. 무료의 의미는 커피 한 잔 값에 토스트와 계란을 덤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고서도 적자를 면할 수 있을까. “절대로 적자가 나지 않습니다. 적자가 나면 이렇게 오랜 동안 무료 모닝세트를 시행할 수가 없지요.” 웃음 띤 얼굴로 말하는 종업원 마에다(前田)의 말이다.
 
커피를 마시며 살펴본 신(新)메뉴 안내 ‘세 자매로부터의 인사’가 재미 만점이었다. “올해는 커피에 첨가하는 홍차와 밀크를 준비했습니다. 접시꽃(葵)은 적당한 쓴맛과 우아한 단맛을, 벚꽃(櫻)은 찻잎에서 우려낸 순한 맛을, 제비꽃(菫)은 우유의 깊은 맛과 그리움을, 세 자매 공히 일본 특유의  단맛이 특징입니다. 올 겨울은 일본의 전통적인 단맛과 따스함으로 여러분을 모시겠습니다. 마음 편하게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고메다커피는 뜨거운 여름 더위를 식히는 팥빙수를 ‘핫’하게 팔면서 ‘접시꽃·벚꽃·제비꽃’의 신메뉴를 세 자매로 명명해 고객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아직은 멀리 있는 겨울 메뉴이지만.
 
나고야에서 도쿄로 진출, 상하이에도 점포  
 
이 회사는 2011년 12월 12일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방 나고야를 벗어나서 수도권에 진출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 주로 서울의 매장을 지방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하나의 공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고메다커피는 역(逆)으로 ‘나고야발’ 커피문화를 수도권을 비롯한 일본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어디에서 나오는 파워일까. 시대의 흐름을 잘 읽는 마케팅 전략이다.
 
음식 유통과 프랜차이즈 전문가인 도쿄의 도미타 가즈나리(富田一成·63)는 “고메다커피점의 최대의 매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맞춤형입니다. 조식은 고령자 부부들의 아침 운동 후에 즐기는 간단한 식사, 점심은 주변에서 살고 있는 가족 모임과 비즈니스 상담 장소의 제공, 저녁은 양식당으로서의 레스토랑 기능을 충족시키는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후쿠오카의 나카무라 조리·호텔전문대학 나카무라 테쓰(中村哲·64) 이사장도 “고메다커피점의 빵맛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했다. 요리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정한 평가를 한 것이다. 고메다커피는 중국의 상하이(上海)에 두 개의 커피점이 진출해 있다. 도쿄 본사의 개발사업부 야마사키(山崎)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국 진출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국은 이미 커피숍이 포화상태라고 듣고 있습니다. 저희가 들어갈 틈이 있을까요”하면서 껄껄 웃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가능성이 담겨 있었다.
 
‘한·일 간의 커피 대결이 새로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의 웃음이 길게 여운을 남겼다. 커피 향(香)처럼 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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