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정부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의 항공사 운항 규제를 두고 대책회의를 연다. 회의에선 항공산업의 수익 악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대한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논의 중점은 중국의 국내 항공사 정기편 운항 규제다. 실제 중국 민항국은 다음 주 승인하는 항공 자유화 지역의 하계(28일∼10월 말) 운항일정에서 국내 항공사들이 신청한 신규 취항과 증편 계획을 허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자유화 지역은 정기 운수권이 없어도 개별 항공사가 운항 능력만 있으면 중국 당국에 개별적으로 신청해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곳으로 산둥(山東)과 하이난(海南) 2곳이다.

중국의 규제가 현실화되면 칭다오(靑島)·옌타이(煙台) 등 항공사들의 주요 수익노선이 제한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선 특히 중국노선 제한에 따른 항공사들의 수익감소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안책 마련을 중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중국 민항국이 국내 항공사 3곳의 전세기(부정기편) 운항을 뚜렷한 이유 없이 불허하자 동남아 항공노선 확대방안 등을 강구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국노선의 수익이 13%에 달하는 등 국내 항공산업 전체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를 받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관광업을 비롯한 국내경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인 사드 보복에 대비해 국내 항공노선 다변화 대책 등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정부 안팎에선 국토부 등 범부처의 항공분야 한한령 대책논의엔 대만의 사례가 참고될 공산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이 총통에 당선되자 중국은 중국인의 대만 여행을 제한했고 그 결과 차이잉원 총통 취임 5개월 뒤인 10월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55%나 줄었다.

하지만 대만정부가 중국여행객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관광유치 대상국의 다변화를 꾀하면서 되레 대만을 찾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인원 1069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노골화되면서 국토부가 올해 추진 중인 한중간 항공로 복선화 정책은 요원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감안해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도 항공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타당성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결국 사드 조치에 따른 중국 보복 규제가 원인이기 때문에 외교적인 해법 외엔 마땅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