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계가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주력 업종이었던 주택시장이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에 따라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사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데 분주하다. 중도금 대출 보증 강화와 잔금대출 규제 등 변수가 많아 대부분의 건설사가 분양 물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분양계획이 최근 3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내년 상반기 인천 송도 호반베르디움 3차(1530가구)·김포한강 호반베르디움 6차(696가구) 등 총 11개 단지 721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단지인 포항 초곡 호반베르디움을 제외하면 6393가구다.

호반건설은 최근 3년간 4만8999가구(임대 포함)를 공급했다. 연평균 1만6333가구다. 내년 상반기 예정물량만 놓고 보면 예년만 못한 수준이다.

반도건설은 내년 9개 사업장·4966가구(오피스텔 포함)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5134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섰던 2015년(8002가구)과 비교하면 62% 수준이다.

중흥건설과 우미건설 역시 지난해 대비 20% 정도 분양물량을 줄일 계획이다.

중견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택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정부는 지난 8·25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장 올해 공급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7만5000가구 규모로 줄었고, 내년 물량도 추가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분양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땅"이라며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을 줄인 이후 택지 확보가 쉽지 않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사들은 우선 재건축·재개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지방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물론 중견사들에게는 높은 장벽이 있는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시장에도 의욕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신반포 7차 재건축 레이스에 나섰다. 대형사인 대림산업에 밀려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 시공사 입찰에도 도전장을 내고 GS건설과 경쟁하고 있다.

토지 대행개발에도 손을 뻗고 있다. 대행개발은 공사비를 현물로 받는 방식이다. 택지 조성 공사를 진행한 뒤 공사비로 땅을 받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10월 이후 대행개발 공사 10건을 발주했다. 이 가운데 4건은 사업자를 선정했고 나머지 6건은 입찰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자를 선정한 4곳 모두 반도건설 등 중견사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공택지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데다 공급마저 줄고 있어 확보하기가 쉽지 안핟"며 "시장 상황이 변한만큼 건설사도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