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환경 발달로 부동산 O2O(온·오프라인 결합)업계가 우후죽순 늘어나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정작 서비스 개선은 뒷전으로 미뤄져 고객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앱스토어에 등록된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은 6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직방'이 업계 테이프를 처음 끊은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국내 부동산정보시장은 연간 2조원 규모에 이른다. 이중 10% 가량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을 직접 방문하는 것에서 앱으로 원하는 방을 보고 부동산을 찾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젊은 층 위주로 '방을 구하는 방법'이 바뀐데다 관련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소위 판이 커지면서 업계간 소송전이 벌어지는 등 경쟁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직방'과 2위 '다방'은 상표권을 두고 1년 이상 지리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직방은 지난해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를 상대로 해당 상표를 쓰지 못하게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2012년 1월 스타트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직방은 2014년 5월 '다방'이란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직방에 이은 차기 사업모델을 고민하다가 꿀방과 다방 등 시리즈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스테이션3도 다방을 상표권 등록하고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문제는 이들이 상표권을 각각 다른 부분으로 출원하면서 발생했다.

직방은 전자통신 등에 적용되는 9류에 상표권을 출원했고 다방은 광고업과 부동산업에 적용되는 35,36류에 출원했다. 또 등록한 상표권도 직방은 한글, 다방은 영문(DABANG)이라는 차이가 있다.

재판부는 1심(지난해 9월)과 2심(올해 8월)에서 스테이션3의 손을 들어줬다. 직방이 다방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관련 앱을 개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직방이 경쟁업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유사 상표를 출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직방 측은 사내 변호인을 통해 8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고 법정 다툼은 다시 연장됐다. 

업체간 밥그릇 싸움을 지켜보는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앱스토어에는 부동산 중개앱의 허위·미끼 매물 등에 대한 불만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앱에서 매물을 확인한 뒤 전화하거나 찾아가면 매물이 없거나 다른 매물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3분기 발표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앱에서 허위·미끼 매물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이용자의 44.2%에 달한다. 업체들은 연초부터 허위매물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 이용자는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도 엄청날텐데 그 돈을 서비스 개선에 썼으면 한다"면서 "허위매물 개선한다더니 달라진 건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연일 제기되는 부동산 중개앱 피해와 관련해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앱과 관련해 적지 않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제재 등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