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거를 시작한 과천주공1단지 모습

"전매제한이 길어질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입주때까지 아예 못하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일반분양을 앞둔 1단지 중심으로 눈치작전이 벌써 시작된 것 같아요."(경기 과천시 W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청약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조합원 입주권 쪽으로 수요가 몰릴 것 같아요. 적절한 매수 시점을 묻는 전화도 여러 통 걸려왔습니다."(경기 과천시 K공인중개업소 대표)

정부가 3일 발표한 '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이하 11·3 대책)'에서 경기 과천시는 맞춤형 청약제도 조정·투자수요 관리 지역으로 포함됐다. 과천시는 현재 6개월인 전매제한 기간이 사실상 입주까지로 늦춰진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예상치 못한 규제'라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과천 중앙동 T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활황 이후 집값이 오르긴 했지만 강남이나 부산 같은 청약 광풍 지대는 아니었지 않느냐"며 "법령의 차이가 있다지만 부산보다 강한 규제가 들어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별내동 R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예상보다 강력한 규제가 떨어졌다"며 "강남처럼 순차적으로 분양이 진행되며 가격이 점차 오르는 상황이 아니라 그때 그때 시장 상황에 맞춰 등락을 되풀이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동산114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과천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2993만원이다.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 2006년 3.3㎡당 3731만원까지 올랐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3.3㎡당 261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 3월 2656만원, 7월 2910만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불과 1년 사이에 15%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가파른 오름세의 배경에는 재건축 투자수요가 자리잡고 있다. 과천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 들어 9월까지 811건으로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었다. 타지역 거주자가 과천 아파트를 사들인 경우도 238건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B공인중개업소는 "주공1단지는 내년 1월 일반분양할 예정이고 6단지는 지난달부터 이주절차를 밟고 있다"며 "관리처분인가 단계에 들어간 단지도 많아 매수 문의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데다 주거환경도 좋고 새로 만들어지는 타 신도시와 달리 교통망 등 생활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게 과천의 최고 강점이다.

규제가 신규 분양시장을 겨냥하면서 조합원 입주권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은 아니어서 입주권 거래와 같은 조합원 지위 양도는 자유로운 상태여서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투자하려는 입장에서는 즉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유동성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며 "아예 거래가 막힌 분양권 시장보다는 조합원 입주권으로 무게중심이 점차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천 아파트 가격은 급격히 꺾이지 않고 보합과 소폭 상승을 오고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과천 특성상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입주권 거래가 주축이 돼 시장을 이끌어 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과천 같은 경우 신규 분양물량 위주의 시장이 아닌데다 고정 수요도 탄탄한 지역"이라며 "급격한 상승이나 하락은 없을 가능성이 크고 조합원 물건 위주로 거래되며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