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서울 종로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상가 오피스텔인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의 분양금 3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르메이에르 건설 회장에 대해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64) 회장에 대해 징역 13년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르메이에르 건설 전 대표 서모(5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피해자 47명으로부터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내 오피스텔 및 상가 분양대금과 이를 담보로 빌린 돈 등 3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2013년 11월 구속기소됐다.

정 회장은 또 회사 직원 270명의 임금 및 퇴직금 56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서씨는 정 회장과 사기를 공모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정 회장은 3년8개월 동안 상가·부동산을 이중분양 하는 등 반복해 사기 범행을 했다"며 "피해자들은 노후자금 등을 분양대금으로 납입해 막대한 재산 손해를 입고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씨에 대해서는 사기분양 혐의는 무죄, 회사 직원들에게 임금 및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정 회장이 분양 당시부터 계획적으로 돈을 가로챌 의도라기보다는 분양과정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발생한 자금난을 이겨내고자 한 것"이라며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분양대금은 주로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령인 정 회장이 일부 혐의에 대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최근 20년 이내에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다"면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감경이 필요하다고 보인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서씨에 대해서는 "서씨가 대표로 선임된 후 실제로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고 정 회장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중 일부 공소기각된 부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주된 형을 다소 감경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