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거산·巨山).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아산·峨山). 지난 22일 서거한 거산과, 25일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아산의 삶이 한국 사회의 활로를 밝혀줄 화두로 재조명받고 있다. '통합과 화합'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그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쓴 25일자의 기사다. 경제지답게 정치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경제인 정주영 명예 회장에 대한 내용을 균형있게 잘 다뤘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장에서 악수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사진: 뉴스1)

아산(峨山) 정주영 회장은 누가 뭐래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한국 경제계의 거목(巨木)이다. 강원도 통천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7년 현대그룹을 세웠고, 2001년 명예 회장의 직함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그의 사무실이나 기념관에서 자주 눈에 띄는 고사성어(故事成語)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했고, 또 하늘의 뜻을 기다린 사람'임에 틀림없다.

아산(峨山)은 대그룹의 회장으로 성공했으나 항상 근검한 생활 태도를 잃지 않고, 평생을 일하는 보람으로 살았다. 필자는 수 년 전 그가 공사 기간 중 기거했던 서산의 단층집 숙소를 돌아보면서 재삼 감탄했었다.

농장에서 일할 때 입던 복장의 리스트. 스웨터 4점, 모자 3점, 가디건 10점, 와이셔츠 4점, 티셔츠 6점, 작업복(하복 5벌, 동복 1벌), 여름 이불 3채, 양말 29켤레, 장갑 1켤레가 전부였다.

아무리 봐도 재벌 회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유품들이었다. 기념관 옆에 세워진 자동차도 주인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듯 우두커니 서있었다.

말레이시아 기업 총수의 또 다른 이야기

"인생은 연습의 연속입니다. 성공에는 끝이 없습니다.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연습에 불과하지요."

필자가 2주 전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탄치싱(TAN CHEE SING)'씨의 말이다. 그는 쿠알라룸프루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트로피카나(TROPICANA)社의 오너다. 상장 기업의 대표로써 상당한 부(富)를 축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도 연습 중이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의 나이 올해로 60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의 어머니로부터 들어온 말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제발 연습 좀 해라'입니다. 저는 지금도 어머니의 말씀대로 지금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기업 오너 탄치싱 씨

그의 인생에 있어서 성공의 끝이 무엇일까.' 성공한 기업 오너가 아직도 연습 중이다'고 하지 않는가. 아마도 그에게는 성공이 없는 '연습의 연속'일 듯싶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그를 무서운 호랑이 오너가 아니라, '인자한 선생님 같다'고 말했다. 그의 배려하는 마음이 직원들에게 다정하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의 또 하나의 철학은 균형(balance).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것이다.

"회사도, 가정도, 개인도 균형(balance)이 중요합니다. '저는 항상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균형을 잃지 않는다?'

중요한 말이다. 우리 주변에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밤이 이슥하도록 대화는 계속됐다. '연습'과 '균형'이라는 키 워드(key word)와 함께 남국의 밤은 이렇게 뜨거워졌다.

'불굴의 기업가 정신'과 '인생은 연습의 연속이다.'

모범적이면서 교훈적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