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5대 건설기업의 부채비율 평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전반적으로 다소 악화됐다는 의미다. 다만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줄어드는 등 업체별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8일 국내 5대 건설업체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부채비율 평균은 210.94%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부채비율 평균은 185.12%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소멸 법인이 됐기 때문에 집계에서 제외했다.

부채비율이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의 백분율이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의미다. 자금 차입을 통해 진행한 사업에서 적자를 보면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위험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이들 기업의 연결 및 별도 부채비율 평균값은 각각 7.72%포인트, 6.16%포인트 증가했다. 재무구조 유지에 필요한 적정 수준의 부채비율인 250%를 넘어선 업체는 대우건설과 GS건설 2곳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부채비율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위험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눈여겨볼 부분은 연결 부채비율이 악화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3개 업체 중 2개 기업(현대·GS건설)은 별도 기준에 비해 연결 부채비율의 상승폭이 더 컸다는 점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연결 부채비율 하락폭이 별도 기준에 다소 못 미쳤다.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자회사 실적이 악화되며 모기업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결 부채비율은 해당 기업이 지분 50% 이상 보유한 종속회사의 재무제표를 회계에 반영한 항목이다. 우량 자회사라 하더라도 부채비율 100% 미만인 기업은 드물어 일반적으로 연결 부채비율이 별도 부채비율보다 더 높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연결 부채비율 확대폭이 별도 기준보다 더 크다는 것은 자회사 경영실적 악화가 모회사 부담으로 전가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별도 부채비율이 5.8%포인트 하락한 반면 연결 부채비율은 11.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엠코와 합병한 이후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악화가 현대엔지니어링 재무구조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33.6%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144.5%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부채비율(연결 기준)이 41%포인트 이상 확대된 GS건설은 종속기업 중 상락푸드가 적자를 기록했다. GS건설이 지분 99%를 보유한 상락푸드는 올해 1분기 6400만원의 적자를 봤다. 위탁급식 업체인 상락푸드는 2013년 2억7800만원 영업이익 흑자에서 지난해 2억1700만원 적자로 전환된 이후 경영상황이 다소 악화됐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2분기 들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개선됐지만 자회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계속되는 모습이다. 포스코건설 주요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1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자회사 부채가 모기업으로 전가되면서 포스코건설의 연결 부채비율은 별도 부채비율에 비해 무려 61.5%포인트 높은 176.8%로 집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 역시 연결 및 별도 부채비율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크게 상승했는데 이는 호텔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오라관광의 실적악화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라관광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27억4100만원에 비해 흑자규모가 73% 이상 줄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여의도 글래드 호텔(객실 319개)이 메르스 여파 등으로 저조한 객실 가동률을 기록하자 오라관광의 영업이익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5개 업체 중 2개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연결 부채비율이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면서 "대우건설은 여전히 부채비율이 위험한 수준이고 포스코건설은 주요 자회사의 실적악화가 경영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