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은 어떤 해가 될까?'

우리는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새해에 대해 꿈에 부푼다. 지난해가 고달팠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2014년 한 해 동안 우리 모두가 너무나 많은 상처를 받았기에 2015년 새해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온 국민의 기대 속에 함께 을미년(乙未年) 새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양(羊)이 사람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순박하고 양순하다. 그래서 '양의 해'에 큰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민속학자 이종철 선생은 저서 <인간의 달력, 신의 축제>에서 "상형문자의 양(羊)은 아름다움(美), 상서로움(祥), 착함(善)으로 이어지고 옳음을 뜻하는 의(義)의 파자(破字)이다"고 했다. 그리고, "양을 죽여 신에게 바치는 꿈을 꾸면 어떤 진리를 깨닫거나 일이 성사되고, 양젖을 짜는 것을 보면 재물을 얻는다"고 했다. 그만큼 양은 인간에게 유익함을 안겨주는 동물인 것이다.

正本淸源(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을 선정했다고 한다. 요즈음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행태(行態)를 볼 때 시의(時宜)에 맞는 말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도덕성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심이여! 사라져라. 대지의 무거운 짐이 되는 모든 자의 규칙은 동등하다."

세네카(Seneca)의 인생론에 들어 있는 말이다.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야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한 해를 넘기는 자정. 보신각에서 제야(除夜)의 종이 33번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이 종소리를 들으면서 환호했다.

"밝은 해여! 희망을 안고 다가오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제야의 종(鐘)을 친다. 이 종은 한 군데서만 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전역의 사찰에서 울려 퍼진다. 종을 치는 횟수도 다르다. 우리가 33번치는 것과는 달리 일본은 108번을 친다. 이는 불교의 백발번뇌(百八煩惱)에 근원을 두고 있다.

"제야의 종을 치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번뇌를 털어버리자는 의미에서입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에게 백팔개의 번뇌煩惱)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번뇌를 씻어내자는 뜻에서 종의 횟수를 108회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나고야(名古屋) 언론인 '이토 슌이치(伊藤俊一)' 씨의 설명이다. 그는 버려야 할 대표적인 번뇌를 다음과 같이 4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욕망(慾望)입니다. 욕망은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인 욕망도 포함 됩니다.

둘째, 분노(憤怒)입니다. 과거 현자들은 분노를 짧은 광기(狂氣)라고 했습니다.

셋째, 집착(執着)입니다.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화(禍)를 불러 옵니다.

넷째, 시의(猜疑)입니다. 시기하고 의심하는 것도 번뇌입니다.>

그는 '번뇌는 마음의 혼란과 더러움이다'고 덧붙였다. 그 어느 것 하나 틀린 말이 없다. 개인 간의 번뇌도 그렇지만, 국가 간의 번뇌도 마찬가지다.

백발번뇌(百八煩惱)-

번뇌를 모두 털어버리고, 미래 지향적이면서 발전적인 2015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