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계속 침해하고 있다. 동부에서 전투를 중단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군사 작전이 없었다면 이런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친 러시아 세력과 그 형님 노릇을 하는 러시아의 공격은 노골적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러시아 푸틴 대통령·우크라이나 포로셴코 대통령의 주장이다. 하지만, 세계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말레시아 여객기 MH17편 격추가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반군 소행으로 잠정적인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 당신이 정말로 도울 생각이 있는지 보여 줄 마지막 기회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의 경고성 멘트다. 물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발언이다. 다행스럽게도 푸틴 대통령이 '적극 협조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공방 속에서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희생자들의 가족이다. 가족들의 가슴은 관계자들의 진실 게임 속에서 멍들어 간다. 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는 사고 원인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밝히는 일이다.

우크라이나 반군지도자가 '블랙박스를 수거해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블랙박스의 훼손을 우려하는 상황이기에 반군 지도자는 그의 발언에 책임 있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사고 지역과 시신들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반군이기에 일거수일투족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세계 언론이 이러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것도 거기에 이유가 있다. 진실된 보도를 하기 위해서다. 진실 보도는 언론의 기본적 사명이다. 유럽 언론들은 러시아 관영 뉴스 전문 채널 러시아투데이(RT)의 런던 주재 기자가 사표를 냈다는 사실에 의문표를 던진다. 러시아 기자는 진실 보도를 외면한 자사에 대한 항의표시를 사표로 대신했다. 이 기자야 말로 부정한 일에 대항하는 진정한 저널리스트다.

이와 더불어 '말레이 항공'도 사고에 대한 책임 공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항공사가 '비용을 아끼려고 사고 항로를 선택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늘의 고속도로'라고 일컫는 우크라이나 상공은 위험천만한 분쟁지역 항공로선 이었는데도 고집스럽게 비행(飛行)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항상 우리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불가항력적인 천재(天災)와 인간들의 부주의와 욕심에서 야기된 인재(人災)는 분명하게 구분돼야 한다. 이번 사고도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밝힐 수 있을까. 말레이 항공의 참사 문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높이는 규탄(糾彈)의 목소리에 기대를 걸어 본다.

세계는 지금 항공기 참사에 대해 애도(哀悼)하고 있다. 이번 참사가 인재(?)라서 이다.

어떻게 해야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것인가.

'진실이 최고의 무기다'는 평범한 진리가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