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란 무엇인가?"

<기적을 정의하는 말은 수없이 많다. 기적이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무엇일 수도 있고, 극심한 위기의 순간에 신이 내려준 해결책일 수도, 과학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어떤 일일수도 있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책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대목이다.

 그렇다. 압구정동(狎鷗亭洞)에 새로운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압구정동은 강남의 노른자위로 일컫는다. 배나무 등 과수원이었던 땅이 도시개발에 의해 신흥 주택가와 일급 상업지역으로 변화된 곳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압구정동에 딱 어울리는 '사자성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압구정동은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다. 수양대군의 책사였던 한명회(韓明澮)의 호가 압구정(狎鷗亭)이며, 그의 정자가 압구정에 존재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한명회의 본관은 청주, 자(字)는 자준(子濬), 호는 압구정(狎鷗亭)·압구(狎鷗)·사우당(四友堂)이며, 별칭은 칠삭둥이, 시호는 충성(忠成)이다.

 한명회의 두 딸은 예종비 장순왕후(章順王后)와 성종의 정비 공혜왕후(恭惠王后)이다. 세조의 최측근이자 책사로, 세조로부터 '나의 장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수양대군의 책사로 계유정난을 주도해 수충위사협책정난공신(輸忠衛社協策靖難功臣)이 됐고, 수양대군을 왕으로 즉위시킨 일등 공신이었다(백과사전에서 인용).

 한명회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그 때문에 과거에 번번이 실패해 38세가 되던 1452년 겨우 경덕궁 지기가 됐다.

1456년 사육신 등의 단종 복위 운동을 사전에 적발하여 좌절시키고, 사육신과 관련자들의 처벌에 가담했다. 병조판서로 있으면서 여진족의 토벌과 북방의 수비를 견고하게 하는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한 압구정동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은 어려운 건설업계를 위해 희망적이다. 한 때 현대(現代) 건설의 정주영 회장이 일궜던 아파트촌이기도 하다. 그러한 압구정동이 다시 깨어난다면 이를 반대할 사람 누가 있으랴.

안전 진단을 통과한 현대·한양·미성1차 9185가구의 재건축이 시작된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 얼마나 오랜 세월 견디어 왔을까.

새봄을 맞이한 시점에서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