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등장한 자선냄비의 종소리와 함께 한 해가 종착역을 향해 줄달음친다. 해마다 등장하는 자선냄비이지만, 올해의 종소리는 유난히 애틋하게 들린다. 마음이 무거워서 일 것이다.

드디어 서울에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그동안 눈이 내린다는 일기 예보만으로는 느낌이 다소 부족한 듯 하더니 비로소 한 겨울임이 실감난다.

'정녕 겨울이로구나.'

모두가 세월 따라 떠나가기 마련이지만 12월의 떠남은 더욱 슬퍼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슬퍼 보이는 사람은 북한의 장성택인 듯싶다. 필자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뭐라고 논평할 수는 없지만, 서글프다 못해 무섭기 그지없다.

'인생 무상이랄까? 권력 무상이랄까?'

무너진 40년 2인자 권력의 이면에도 비리(非理)가 엄청나게 들어있다. 없는 비리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장막 속의 현실이나, TV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그래서 항상 스스로가 자신의 주위를 살피고 뒤돌아보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렌 슬레이터(Lauren Slater)'는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라는 책에서 "진실은 우리의 뇌에서 흘러나오고, 우리의 세상은 수채화로 채색이 된다. 마치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말이다. 이것일 수도, 저것일 수도 있는 감상적인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다"고 했다. 세상 사람들이 어떠한 색깔로 채색을 하던 진실은 항상 자기 머릿속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또 어디 있으랴.

행복주택 물량이 대폭 줄자 사람들이 의견이 또 둘로 갈라졌다. '행복 주택'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행복해 질 것 같은데 내막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나리지"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 '눈(雪)'에서 겨울의 포근함이 느껴진다.

기온이 급강하하고 있고,  바람은 더욱 차갑다. 포근한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소복이 쌓인 눈을 보고서 '행복 주택'에서 행복을 느끼는 겨울. 그러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