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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열며-

2012년 12월 06일 (목) 14:59:39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완연한 겨울이다. 하얀 눈이 온 세상을 아름답게 칠했다. 겉은 아름다워도 속마음은 빙점(氷點) 밑바닥에서 덜덜거린다. 3분기 경제 성장률이 금융위기 때 수준(0.1%)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톨스토이(L. N. Tolstoi)와 함께하는 사계절(도서출판 산수야)' 중 <겨울, winter>을 열어보았다. 12월 1일의 테마가 다름 아닌 여성(女性)이다.

"여성은 어머니로서만 아니라 아내이며, 사회의 일원이다. 또한, 남성이 신의 아들이라면 여성은 신의 딸이다."

실제로 오늘날 여성의 위치는 남성을 뛰어넘을 만큼 크게 상승했다. 여성이 가정주부의 역할로 선을 긋던 과거와 비교해보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이 엄청나게 많아진 것이다.

대통령 후보의 경우도 그렇다. 사상 첫 여자대통령을 위해 뛰고 있는 박근혜 후보도 여성이요,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이정희 후보도 여성이다.

'여자 대통령?'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으나, 결과에 관계없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있다. 그러나, 이정희 여성 후보의 '말(言)'이 채찍을 맞고 있다. 발언이 도(度)를 넘었다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겨울>에서 "차분하고 친절한 말은 여성의 가장 훌륭한 장식물이다"고 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남녀를 가릴 수 없지만, 특히 '여성의 말이 차분하고 친절하면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는 말이다.

<이정희 "난 잃을 게 없다". 박근혜 "난 읽을 게 없다". 문제인 "난 낄 데가 없다".>

지난 4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 결과 내린 네티즌들의 평가가 화제라고 한다. 필자도 두 여성 후보가 날이 선 질문과 답변을 하는 사이에 '문제인 후보가 다소 주춤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토론에서의 발언은 자유다. 하지만, 품격이 있어야 한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이상헌 선생은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라는 책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읽을 수 있다. 인격이란 사람의 품격이다"면서, "저질스러운 말은 저품격(低品格)이고, 고급스러운 말은 고품격(高品格)이다"고 했다. 특히, "저질의 언어가 판을 치면 저질 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경고했다. 저질 언어는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국가의 품격을 위해서다.

'톨스토이' <겨울>의 12월 3일자 테마는 '비난'이다. 그는 "이웃을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것은 자신에게나 남에게 해로운 일이다"고 강조한다. "말은 사랑의 표현이다. 언어 속에 나타나는 사상은 신의 능력의 표현이다"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언어 속의 사상이 신의 능력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사랑의 표현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싶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말로 형성된다. 이를 위해 사람은 하루에 5만 마디의 말을 하는데, 정성스럽거나 소망스러운 말은 10% 안팎이라고 한다. 대부분 잡담이나 부정적인 말, 그리고 남을 비난하는 말 일색이라는 것이다(이상헌).

추운 계절이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대의 마음이 얼어붙지 않도록 매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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