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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20대

2012년 11월 16일 (금) 10:38:30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불안하니까 청춘이다/ 막막하니까 청춘이다/ 흔들리니까 청춘이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책을 다시 한 번 들춰봤다. 책에서 적시(適時)한 바와 같이 20대 청춘이 불안하고, 막막하며, 흔들리는 듯하다.
기온마저 뚝 떨어졌다. 계절도 불안해 가을의 여운(餘韻)이 채 가시기 전에 겨울로 줄달음친 느낌이다. 사람들도 종종걸음. 얄미운 바람까지 세차게 몰아쳐 체감 온도는 벌써 한겨울이다. 거리엔 오버 코트며 털목도리까지 성급하게 등장했다.

우리는 이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서울에 첫눈까지 내렸다'는 기상청 발표도 있었다.

기온의 급강하에 장단을 맞추듯 20대 고용률이 4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바에 의하면 10월의 20대 고용률이 57.0%를 기록, '1년 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통계는 마이너스 1.9%를 기록했던 2009년 3월 이후 43개월 즉, 3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같은 20대 중에서도 대학 졸업 후 취업 전선에 뛰어든 '20대 후반의 하락률 상승세가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길 잃은 20대-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우리의 미래가 젊은이들에게 달려 있는데, 그들은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경제는 여기저기서 빨간불이고, 기업들은 법정관리를 주저하지 않으며 사람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20대에게 희망의 노래를 부르라' 강요한다면 어떤 노래가 나올 것인가.

한 때 일본에서 유행병처럼 전파되던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있었다. 학교도 가지 않고, 일도하지 않는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1990년대 경제 불황의 시대에 유럽에서 유행하던 니트(NEET)는 수 년 전 일본에서 빠르게 번졌던 말이다. '니트족'은 말 그대로 젊은이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집안에 틀어박힌 은둔형 외톨이들의 대명사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니트족'들이 부지기수다.

'니트족'의 양산은 사회적 · 경제적 분위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집안에 머무를 수밖에.

정부 차원에서도 입버릇처럼 일자리 창출이라는 외화내빈의 공약 발표 뿐, 여전히 내실이 없다. 나라를 책임지고 경제를 살리며,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목청을 높이는 대선 주자들에게도 믿음이 가질 않는다. 그동안 너무나 많이 속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출세(出世)나 성공(成功)에 목을 매고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기준이 달라
졌다고 본다. 가장 평범한 것이 출세요, 성공이라는 것이다. 필자 역시 요즘 들어 '출세'나
'성공'을 버리고, '가치(價値,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이나 쓸모)'라는 단어에 의미를 두고 있
다. 시간의 가치, 일의 가치, 삶의 가치, 인간의 가치, 가장(家長)의 가치, 대통령의 가치....

'인생에서 가장 많은, 가장 버거운 시기를 살고 있는 20대'들이 길에서 헤매지 말고 '시간
의 가치'와 '일의 가치'를 갖도록 하자. 그들은 우리의 '미래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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