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프랑스의 철학자 'R. 데카르트(1596-1650)'의 말이다. '데카르트'는 학문의 확실한 기초를 발견하기 위해 모든 인식을 뒤엎고 원점에서부터 시작해 연구에 몰두한 끝에 최종적으로 의문을 중지해야 할 일점(一點)에 도달했다고 한다.

'그가 대통령 출마에 대한 생각을 책에 밝혔을까?'

지난 19일 모습을 드러낸 <안철수의 생각>이 여름 더위보다도 뜨겁게 서점가를 달구고 있다. 이 책은 '이틀 만에 4만부가 팔렸다'고 했다. 필자 역시 궁금증이 극해 달해 퇴근길 목동의 한 서점으로 달려갔다. 서점 입구는 물론, 평대 곳곳에 쫙 깔린 <안철수의 생각>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책의 부제가 '우리가 원하는 미래 지도'여서 인지 20-30대의 젊은 층이 더 관심을 많이 갖는 듯 했다.

책의 편집은 기자 출신 세명대 제정임 교수가 질문하고 안철수 씨가 답하는 형식으로 전개됐다. 책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측면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기존 정치에 대한 인식을 뒤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생각'도 많았다. 그의 생각 중에서 복지 · 정의 · 평화를 정치적 측면이 아닌 일자리 창출에 맞춘 것은 의미가 있어 보였다.

<복지제도와 자원이 확충되면 지금까지 미비했던 복지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습니다/ 정의도 일자리 창출입니다. 공정한 거래 질서를 통해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이고 수익이 개선되면 추가 고용 여력이 생길 것입니다/ 평화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남북경제협력으로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북한의 노동력을 활용해 생산기지를 만들고 중간관리자와 젊은 기술자를 북한에 파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복지 · 정의 · 평화는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고, 밥 먹여 주는,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키워드(keyword)'라고 강조한 것이다.

본지와 관련이 많은 부동산개발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은 경기부양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뉴타운 방식의 재개발이 추진되는 가운데 용산 참사같은 비극적 사건에 대해서 질문하고, '앞으로의 도시 개발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거주민들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 논리로만 밀어붙이다가 용산 참사 같은 사건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도시를 재개발할 때 세입자 등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을 더 많이 고려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개발을 경기 부양 논리로만 접근하면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결국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안철수의 생각>은 '현 정부의 용산 참사는 개발 만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못 박았다. 그리고, 각 지역이 고루 개발되고 일자리가 생겨나게 해야 부동산투기의 압력도 완화되고, 사회 양극화와 갈등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세종시에 행정 수도를 건설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다'고 했다.

<안철수의 생각>은 민생문제와 일자리 창출, 복지 · 정의 · 평화, 경제민주화와 FTA 등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했다.

필자는 나라를 위해 이토록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그가 '대통령 안철수'보다는 '영원한 멘토, 안철수 교수'로 자리하는 것도 좋을 성싶다. 훌륭한 사람들이 정치판에 나가 궁지에 내몰리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안철수의 자유인 것처럼 <선택>도 그의 자유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