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한 채 평균 1억8천…소득대비 집값 선진국 앞질러

지난 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0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을 감안한 서울 집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연간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중간값 기준)은 9.7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9.5배), 뉴욕(9.3배), 일본 도쿄(9.1배?신규주택)를 앞질렀다.

첫 주거실태조사가 이뤄졌던 2006년 하반기 서울의 PIR은 7.5배로 이들 도시(샌프란시스코 8.1배, 뉴툑 9.1배, 일본 도쿄 8.6배)보다 낮았다. 하지만 2007~2008년 2년간 서울 집값이 10.7% 오르면서 PIR이 상승했다.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주택구입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대출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모든 소득을 저축했을 때 주택구입에 소요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PIR은 2006년 5.7배에서 6.9로 크게 높아진 반면 광역시와 도 지역의 PIR은 각각 3.3배, 3.0배로 낮아져 수도권에서의 내집 마련이 더욱 힘들어졌다.

전국 평균 PIR은 2006년 4.2배에서 4.3배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세입자의 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월 소득대비 임대료비율(RIR:Rent to Income Ratio)은 17.5%로 2006년(18.7%)보다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2.3%로 높게 나타났으며, 광역시 19.3%, 도 지역 15.9%로 나타났다. 2006년에 비해 중간값 기준으로 전국의 RIR이 줄어들었지만 수도권의 경우 RIR이 19.9%에서 22.3%로 크게 높아졌다. 광역시도 18.5%에서 19.3%로 소폭 증가했다.

이번 주거실태조사는 2006년 이후 두 번째 실시된 것으로 가구특성, 주거환경, 주거이동 등 국민 주거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초까지 전국 3만156세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 내집 마련 소요기간 평균 8.31년
주거실태조사에서 가구주가 된 이후 3년안에 주택을 마련했다는 비율은 33.69%로 내집마련에 평균 8.31년이 걸렸다. 이는 지난 2006년 첫 주거실태조사때 8.07년보다 0.24년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첫 내집마련에 드는 기간은 평균 9.7년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 거주자들은 2년전에 비해 1.06년 늘어난 8.96년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광역시는 8.84년, 도 지역은 7.19년으로 2년전보다 각각 0.24년, 0.79년 늘었다.

또한 주택마련 기간이 3년 미만인 가구 비율은 도 지역이 43.88%로 가장 높았고, 광역시 30.26%, 수도권 27.14% 순이었다. 평균 소요년수는 수도권 8.96년, 광역시 8.84년, 도 지역 7.19년으로 수도권에서의 내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워졌다.

소득계층별 최초 주택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저소득층은 9.95년, 중소득층은 7.61년, 고소득층은 6.92년이 걸려 소득이 높아질수록 더 짧았다.

지난 2006년과 비교했을때 전국적으로 저소득층(6.09년)과 중소득층(7.30년)의 최초 주택마련 평균 소요기간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10.26년)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경우 소득계층과 관계없이 주택마련 기간이 증가했으며, 광역시의 경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도 지역은 저소득층의 주택마련 기간이 크게 감소했다.

이는 저소득층의 경우 자력으로 주택을 마련하기보다 상속 또는 증여를 통해 주택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분양받는 경우보다 짧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자가마련 방법은 기존주택을 구입해 마련한 비율이 54.3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신규분양 25.34%, 증여 및 상속 10.98%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비율이 각각 61.25%, 60.68%, 신축주택을 분양받거나 구입하는 비율이 각각 28.58%와 28.79%로 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 지역에서는 개인주택 신축, 증여 및 상속 비율이 각각 15.31%, 21.64%로 높았다.

◆ 1인 주거면적 증가 추세
평균 주택사용면적은 69.29㎡로 2년전(67.33㎡)보다 1.96㎡ 커졌다. 지역별로는 도 지역의 사용면적이 70.13㎡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었고, 광역시와 수도권은 각각 68.89㎡, 68.87㎡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2006년 조사결과와 비교해 볼 때 주택사용면적은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 증가했다. 이는 생활수준 향상과 소득증가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이 59.57㎡, 중소득층 69.80㎡, 고소득층 88.35㎡로 소득이 높을수록 사용면적이 넓어졌다.

사용하는 주택 총면적을 인구수로 나눈 1인당 주거면적도 27.80㎡로 2년전에 비해 1.64㎡ 늘었다.

지역별로는 2006년 조사때보다 수도권의 1인당 주거면적은 1.28㎡, 광역시는 3.27㎡, 도 지역은 1.13㎡가 각각 늘어, 광역시의 1인당 주거면적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68㎡?2005년 기준)과 일본(38㎡)의 1인당 주거면적보다는 크게 부족했다.

3인 이상 단칸방 거주가구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2006년 전국 0.70%에서 2008년 0.27%로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006년 2006년 0.68%에서 2008년 0.19%로 감소했으며, 광역시가 0.50%에서 0.30%, 도 지역이 0.86%에서 0.36%로 감소했다.

이는 생활수준 향상, 가구 분화, 1인 가구 증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자가 가구 비율 수도권 상대적 낮아
자가 가구 비율도 56.39%로 2006년 조사에 비해 0.82%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도 지역의 자가 가구 비율이 64.00%로 가장 높았으며, 수도권의 자가 가구 비율은 상대적으로 크게 낮게 나타났다.

이는 2006년과 2008년 사이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아 신규로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자가 가구 비율이 늘면서 현재 주택에 거주하는 기간도 평균 7.71년으로 2년전보다 0.05년 길어졌다.

소득별 평균 가구원수는 줄었다. 저소득층(2.28→2.14명), 중소득층(3.45명→3.34명), 고소득층(3.82명→3.76명) 모두 감소했다. 이는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 출산율 감소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계 수지는 세금 등을 제회한 세후소득을 기준으로 전체 평균 소득이 239.40만원으로 2006년 219.89만원에 비해 약 20만원 증가했다. 수도권과 광역시의 증가폭이 도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임대료를 제외한 월 평균 주거비는 21.24만원으로 월평균 가구소득(142.43만원)의 8.87%를 차지했다. 이는 2006년(8.50%)에 비해 0.37%포인트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3.5만원(8.47%), 광역시 18.8만원(8.31%), 도 지역 19.6만원(10.05%)으로 조사시점에 관계없이 소득, 생활비, 주거비 모두 수도권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생활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기준으로 광역시가 63.29%로 가장 높았고, 도지역 61.76%, 수도권 56.85%로 나타났다.

◆ 아파트 평균가격 1억8728만원
이번 조사에서 전국 평균 집값은 1억2327만원이었다. 수도권은 1억8728만원으로 광역시 8026만원, 도 지역 6190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06년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가구의 평균 집값은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 증가했으며,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소득계층별 주택자산을 살펴보면 고소득층의 평균 주택자산이 2억8762만원, 중소득층이 1억874만원, 저소득층이 6007만원으로 2006년 조사때보다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모두 증가했다.

주거형태는 아파트가 43.89%로 가장 높았다. 지난 2006년 조사때에는 단독주택이 1위였으나 이번에 2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5년간(2003~2007년) 주택공급물량이 85.5%가 아파트로 공급됐듯이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이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 기인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이 각각 45.15%와 48.8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도 지역의 경우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이 54.18%로 아파트(38.88%)보다 높게 나타났다.

2008년 현재 주택 거주기간은 5년 이상 10년 미만인 비율이 21.2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3년이상 5년 미만인 비율이 15.31%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도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의 거주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으며, 특히 도 지역에서 거주기간이 20년 이상인 가구의 비율이 18.01%로 수도권 6.36%, 광역시 8.51%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거주기간 3년 미만인 가구의 비율은 2006년 37.54%에서 2008년 35.3%로 소폭 감소한 반면 3년 이상 거주 비율은 2006년 62.45%에서 64.69%로 증가했다.

소득계층별로는 거주기간 5년 이내의 가구 비율이 저소득층 41.75%, 중소득층 56.85%, 고소득층 55.11%로 높게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경우 거주기간이 25년 이상인 가구의 비율이 12.83%로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 높에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층중 상대적으로 주거이동이 적은 농촌 거주 노인가구의 비율이 높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 현재 주거환경에 대체로 만족
지역별 주거만족도를 살펴보면 편의시설, 의료시설, 공공시설, 문화시설, 대중교통, 교육환경 등 11개 항목에 대해 4점 척도중 평균 3점에 가까워 대체적으로 현재 주거환경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지역유대감’ 항목에서 만족도가 높은 반면, ‘문화시설 접근용이성’ 및 ‘주차시설 이용편의성’ 항목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도 지역의 경우 이웃과의 유대감에 대한 만족도 점수가 3.06점으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편의시설, 의료시설, 문화시설, 대중교통 등에 대한 만족도는 2.5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도 지역의 경우 도시지역의 규모가 작고, 농촌지역이 많이 포함돼 있어 문화시설, 편의시설, 의료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미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의 경우 비교적 생활편의시설이 고르게 갖춰져 있어 이에 대한 만족도 항목간 점수편차가 다른 지역에 비해 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