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로 저렴한 차압매물 쏟아져 ....전매차익 노린투자 많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전세계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지만 정작 이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미국부동산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는 한국 투자자들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차압매물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발품을 많이 팔면 괜찮은 매물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이에따라 국내 미국부동산업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투자자들은 미국내 신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투자설명회에도 참석해 상담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투자설명회에 참석한 한 투자자는 “미국경기가 침체돼 있어도 그래도 미국이다. 지금이 기회라 생각해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구입하는 것이 향후 시세차익면에서 좋을 것같아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부동산 취득 중 42%가 미국 부동산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부동산은 언제나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사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다.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에서 발표한 지난 4월 지역별 기존주택 판매량(계절조정치)을 보면 남부지역의 경우 총 192만건으로 전월과 비슷한 가운데 전년동월에 비해선 18.6%가 떨어졌다. 북동부지역과 중서부지역도 전년동월대비 각각 14.7%, 19.7%씩 감소한 가운데 전월에 비해서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중간가격도 20만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곳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지역은 LA, 맨하탄 등 대도시이다.  

맨하탄전문해외부동산업체 시티헤비테츠(Citi habitats)의 브랜디송 한국 지사장은 “미국프라임사태를 투자의 적기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전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많다. 이에 여러 채를 분양받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 미국부동산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주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까?

우선 투자자들은 차압으로 나온 매물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또 이로인해 차압물건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부동산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캘리포니아지역의 주택차압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배 늘었다. 오렌지카운티가 167.9% 증가한 2644건으로 차압률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리버사이드가 161.3% 늘어난 5750건으로 2위를 차지했다. 

캘리포니아 남가주의 경우 기존주택 및 신규 주택 판매량은 지난 4월 1만5615건이다. 이 중 37.5%가 차압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분의 2가량이 50만달러(4억4350만원) 미만 주택으로 나타났다. 

리버사이드 주택 판매량은 차압물건이 많고 가격하락이 심해 2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6.7% 상승했다. 이 지역 중간가격은 38만5000달러(3억4919만원)로 전년동월대비 23.8%가 하락했다.

이에따라 미국현지로 직접 가서 꼼꼼히 살피다보면 시세보다 20% 정도 저렴하고 꽤 괜찮은 차압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차압물건은 이미 이자지불능력이 없어서 차압된 주택으로 임대율도 현저하게 떨어진다. 즉 임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이미 슬럼가가 된 지역이거나 버려진 동네가 아닌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향후 5~10년 동안 장기적 투자할 경우에는 승산있는 게임이다.

뉴욕내 흑인 빈민촌이었던 할렘가와 브루클린 등도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이 지역들은 치안이 잘 돼있고 할렘가와 브루클린 내로 백인들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주택가격이 하락한데 비해 뉴욕 맨하탄, LA 등 대도시들은 가격이 계속 상승 중이다. 미국 전체 단독주택 가격은 최고가 대비 32%나 하락할 정도로 부동산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뉴욕 맨하탄, LA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주택 중간가격이 오히려 상승하는 등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권을 빗겨가는 모습이다. 

특히 맨하탄 주택가격은 미국 전역의 부동산 경기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에 상승했다. 뉴욕 맨하탄내 주택의 중간가격은 지난 1분기에 75만달러(6억8000만원)로 전분기 대비 11.1% 상승해 처음으로 70만불(6억3000만원)을 넘어섰다. 맨하탄내 인구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임대수요가 급증, 임대가격 상승으로 매매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대가격은 1베드룸 스튜디오의 경우 저렴한 곳은 2000달러~3000달러선(180만~270만원), 비싼 곳은 5000달러~1만달러선(450만~900만원)이다. 이에따라 유럽을 비롯한 해외의 부호들은 맨하탄 건물들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를 하고 있다. 대도시 아파트의 경우 가격은 비싸지만 수요가 많아 임대사업이 쉽다는 메리트가 있다. 

글로벌해외부동산업체 콜드웰뱅커 CEO 짐 길레스피(Jim Gillespi)는 “주택을 구매할 때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실수요자로서 주택 구매시에는 시장상황이 좋을 때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구매하라”며 “반대로 투자시에는  일자리 증가, 낮은 실직률과 더불어 경제기반이 튼튼하고 새로운 건설 공사가 많지 않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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