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Phnom Penh)은 ‘개발의 땅’이자‘기회의 땅’이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 하기엔 인구나 도시 전체 규모 면에서 너무 작다. 심지어 외국인들에겐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 보다도 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놈펜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도시의 외관이나 비즈니스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곳곳에선 신축 건물을 짓는 공사현장을 쉽게 볼 수 있고 주거지를 상업지로 용도변경 하는 움직임 또한 예사롭지 않다.

◆프놈펜 신도시 ‘캄코시티’건설 중
이러한 신도시 개발의 축에는 한국 기업들의 주도로 이뤄지는‘캄코시티(Cam-Ko City)’가 있다. 캄코시티(사업명: 프놈펜 뉴타운 프로젝트)는 프놈펜시 도시개발사업 중 하나로 캄보디아 정부가 진행하는 첫 신도시 개발 사업. 캄보디아와 코리아의 합성어인 캄코시티는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프놈펜시 북쪽지역에 건설되는 이 사업은 지난 2005년에 시작해 2018년까지 총 6단계에 거쳐 조성되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빌라와 타운하우스, 아파트 등 총 5000여 가구가 조성된다. 여기에 시청, 국제 무역센터, 금융센터, 교육시설 등 다양한 도시구성요소도 모두 포함될 전망.
부지 면적만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9만6456㎡(36만 평), 건축면적은 320만8464㎡(97만 평)으로 총사업비 20억6300만 달러가 투입된다. 분양대금만 2조 원이 넘는 규모다.
시행사는 부산저축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월드시티며 부산저축은행이 주간사를 맡아 신한은행 등 한국 금융기관이 참여한 신디게이트론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시공사는 한일건설, 설계는 K2A와 유신코퍼레이션이 맡았다. 여기에 분양담당은 LMV, 건설관리는 한국전력기술, 캄코뱅크는 아파트 중도금 대출상품을 만들어 캄코시티 분양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처럼 캄코시티 건설에만 10여 개의 한국 기업들이 같은 땀을 흘리고 있다.
캄코시티 분양을 담당하는 LMW의 황금철 팀장은 “캄코시티는 캄보디아 국무회의의 승인을 얻은 국책사업에 준하는 대형 민간사업”이라며 “프놈펜 시청 회의실 벽에도 캄코시티 조감도가 걸려 있을 정도로 캄보디아 정부의 관심도 뜨겁다”고 소개했다.
지난 6월부터 캄코시티 공사현장에 한국형 ‘모델하우스’를 열고 1009가구에 대한 분양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일 현지인의 방문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1차 사업으로 9만7000㎡(3만 평)에 해당하는 1단계 공동주택 사업이 진행 중이다.

◆42층·31층 등 초고층 건물 건축 줄지어
프놈펜에서 가장 큰 신도시가 한국 기업들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면 가장 높은 건물 역시 모두 한국 기업에 의해 세워지고 있다.
건설회사인 연우는 오는 2010년을 완공 목표로 프놈펜 중심 지역에 42층 규모(부지는 약4500㎡)의 주상복합건물인 ‘골드타워 42’를 세운다. 골드타워에는 아파트, 사무실, 쇼핑몰 등이 들어서게 된다. 대한토지신탁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건설되는 골드타워는 프놈펜 도심에 위치해 있어 건물이 건축될 경우 프놈펜시 최고층 빌딩은 물론 시의 랜드마크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공사장 앞에는 골드타워의 대형 조감도가 걸려 있어 현지인들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프놈펜의 최고층 건물은 15층인 인터컨티넨탈 호텔이다.
골드타워 다음의 초고층 건물 역시 한국 기업의 몫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진출한 올플랜캄보디아는 아시아 최대호수인 똔레삽을 집 안에서 편안하게 관망할 수 있는 31층짜리 초고층 콘도미니엄‘리버 팰리스 31’을 세운다.
10가지 평형에 총 276가구가 분양되는 리버 팰리스는 8800㎡ 부지에 현재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1층부터 5층까지는 주차장(총 470대)으로 쓰게 되며 6층은 수영장, 식당, 헬스클럽, 보육원, 미니마트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7층부터 31층까지는 주거공간인 호텔식 콘도가 마련된다.
리버 팰리스는 이름 그대로 ‘궁전’이미지의 콘도미니엄으로 가정부 전용 방과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고 냉장고, 세탁기, 오븐기, 심지어 피아노까지 입주민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욕조의 경우 1급 호텔의 스위트 룸에서나 봄직한 원형 욕조로 욕실의 한 복판에 설치돼 있어 운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방마다 화장실도 별도로 딸려 있다.
올플랜캄보디아의 윤영국 대표는 “현재 리버 팰리스는 60% 이상 선분양됐다. 우리는 중류층이 아닌 상위 10%의 부유층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초고층 건물과는 별도로 프놈펜 시내 중심가에는 한국 기업의 대규모 주택단지도 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놈펜 북쪽에 위치한 뚤곡(Tour Kork)에는 한국식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세워져 현지인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모델하우스 개장식에 캄보디아 상공부 장관이 참석했을 정도로 관심이 많은 상태. 한국 시행사인 DYG가‘더 스카이’란 이름의 아파트 84가구를 분양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설립된 국내 디벨로퍼도‘디캐슬 다이아몬드’172가구를 분양 중이다.
프놈펜‘스카이라인’의 설계자 역할을 하는 한국 기업인들. 그들의 손에 뉴타운의 성패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