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기적’의 주인공 세이크 모하메드 알 라시드 막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총리 겸 통치자가 지난 5월에 한국을 다녀갔다.

총 120명의 방한단에는 오바이드 알테일러 두바이 상공회의소 의장, 압둘라 알투리피 증권상품거래소 소장, 세이크 타릭빈 화이잘 아칼시미 에미리트 인베스트먼트그룹 회장 등 두바이나 아부다비에 거점을 둔 세계적 기업인 30여명이 포함됐다.

그의 방한으로 한국과 UAE간의 경제협력, 특히 동북아에서 한국의 위치와 중동의 허브인 두바이의 장점을 합치는 계기가 됐다.

두바이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칼리지 타임즈(Khaleej Times)’는 지난 6월3일자 기사에서 두바이에서 싹트기 시작한 부동산 붐이 최근에 일고 있는 부동산가격 재조정 예상과는 달리 최소한 201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두바이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에 관한 경제보고서 ‘MEED’(Middle East Economic Digest)는 2010년까지의 주택 수요물량이 18만1000채인 반면, 공급물량은 17만5000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MEED는 이러한 공급 부족은 UAE를 구성하는 토호국 중 두바이가 인구 증가가 가장 빠른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지적했다.

2006년 12월말 현재 두바이의 인구는 142만명이지만 2010년에는 2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교민의 수도 지난 5~6개월 동안 2500여명에서 5500여명으로 급증했으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도 30여개에서 70여개로 빠르게 늘어났다.

◆모든 것을 갖춘 또 하나의 신세계 창조=두바이 개발의 끝은 어디인가. 스카이라인은 어떤 모습일까.

해변의 길이는 어느 정도일까. 이 모든 질문의 대답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두바이의 면적은 경기도의 약 4배 규모인 4114㎢로 UAE 전체의 4.9%에 불과하며, 인구는 대전시보다도 적은 120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이 작은 사막에 지구상의 타워크레인 중 20% 이상이 건설 현장에 투입돼 있다고 두바이상공회의소측은 밝히고 있다.

두바이 에미리트의 개발 컨셉트는 ‘세계 최대, 최초, 최고 그리고 모든 것’이다.

주로 해안의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나킬(Nakheel)사의 분양담당자 바셀 모하메드 알 노만은 두바이의 국제화 전략에 대해 “해변 리조트 부지가 필요하면 육지를 더 만든다.

내륙 운하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땅을 더 파낸다. 푸른 잔디와 나무가 필요한 곳에는 땅 밑에 수도관을 묻는다. 하얀 눈을 즐기고 싶다면 스키 돔으로 가라.

놀이기구와 테마파크는 디즈니랜드의 8배 규모로 조성된다. 최고급 호텔에서 쉬고 싶다면 어디를 선택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주위를 돌아보라.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광대한 개발계획을 담당하는 곳은 크게 나킬, 이마르, 두바이 홀딩 등 3개의 부동산 개발회사다.

주로 연안 개발사업을 담당하는 나킬의 개발 프로젝트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이미 알려져 있다.

하늘에서 바라보았을 때에 야자수 형태로 조성해서 이름 붙여진 ‘더 팜(The Palm)’ 프로젝트는 팜 주메이라, 팜 제벨알리, 팜 데이라 3개 사업으로 구성된다.

개발전략의 핵심은 집 앞의 주차장처럼 고급 요트를 정박시킬 수 있고, 바다를 앞마당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주거단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미 조성된 팜 주메이라에는 유럽의 부호들이 겨울철 휴양지로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잉글랜드의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고급 빌라 한 채를 구입했다.

역시 인공섬을 조성, 바다위에 세계지도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더 월드(The World)’프로젝트는 육상교통을 위한 기반시설이 없다. 말 그대로 섬이다.

요트를 가질 수 없는 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식의 최고급 분양전략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Burj Dubai)의 시행사 이마르는 도심 곳곳에서 오피스나 호텔 등의 개발사업 비중이 크다.

이마르는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협약을 맺고, 전세계에 10여개의 아르마니 호텔을 개발·운영하기로 했으며, 그 중 첫 번째 호텔이 160개의 객실을 갖추고 버즈 두바이에 오픈할 예정이다.

두바이 홀딩의 자회사인 두바이 프로퍼티즈(Dubai Properties)의 대표적인 개발사업은 300억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베이(Business Bay)’프로젝트다. 6㎞에 달하는 새로운 운하를 건설해 두바이만에 연결하고 6400만 평방피트 부지에 업무·주거시설과 호텔, 공원이 조성된다.

그밖에도 다양한 산업을 유치하는 20여개의 경제자유구역을 지정,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제공할 예정이다.

◆두바이 부동산시장 현황=두바이 부동산시장이 두바이 경제성장의 주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통계를 보면 부동산 개발 부분이 전체 비석유 부분의 10%(GDP 기준)를 차지한다.

부동산 개발 열풍이 두바이 경전철, 도로망 건설, 국제공항 신축 등 정부 주도의 기반시설 사업과 함께 이어져 두바이의 건설호항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거대 개발프로젝트들이 곳곳에서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건설 중인 팜 쥬메이라와 더 월드도 완공시기를 앞두고 있다. 인공 섬 ‘팜 쥬메이라’는 현재 대부분 분양이 끝났으며, 더 월드는 총 250개의 인공 섬들로 분양가는 미화 685만 달러부터 다양하다.

불과 2년 전에 사막이었던 곳에 건설된 초특급 호텔과 레스토랑 단지인 메디낫 쥬메이라는 완공됐고 다른 거대 프로젝트들은 현재 사막 한가운데에서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두바이 부동산 시장은 현재 세계자본의 거대 개발프로젝트들에 의한 수직상승을 쫓아가기에도 힘든 상황이다.

분양이 시작되자마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과열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발초기인 3년 전에 분양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곳곳에서 한숨을 쉬고 있다.

팜 쥬메이라의 빌라를 분양받은 사람은 10%의 계약금만으로도 엄청난 투자 수익을 거뒀다.

이를테면 ‘더 메도스(The Meadows)’ 빌라의 초기 분양자들은 분양가의 20%만 납입한 상태에서 분양가의 40%에서 60%의 가격 상승을 맛보았다.

두바이 정부는 원래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소유를 허용하지 않았으나 1992년 이후 자유소유부동산(Free-Hold Properties)지역들을 지정하여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허용하고 있다.

이 지역은 크게 주거중심지역과 비즈니스중심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구역은 해변에서 가까운 세이크 제이에드(Sheik Zayed)도로를 따라 펼쳐져 있는 제일무역센터 구역과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가 건설 중인 버즈 두바이 구역이다.

이 지역의 사무실들은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 지역이 이제는 포화상태에 달함에 따라 두바이 정부는 새로운 비즈니스 구역을 개발하고 있다.

바로 그곳이 비즈니스베이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이다. 이들 지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최고급 오피스 지역으로 개발되고 있다.

주거지역으로는 역시 세이크 제이에드 도로에 인접한 아파트들과 해변에 인접한 두바이 마리나, 버즈 두바이 지역의 아파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새로이 개발되고 있는 지역은 팜 쥬메이라, 쥬메이라 비치 레지던스, 비즈니스 베이지역의 분양가가 가장 높다.

팜 쥬메이라의 프리미엄은 이미 60%를 넘었다.

◆두바이 부동산시장 전망= 현재 투자자들 사이에 두바이 부동산시장에 대한 거품론이 화제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2009년까지 많은 건설프로젝트들이 완공되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리라는 예상이 주된 이유다.

특히 오피스 시장의 경우 고급오피스의 면적은 현재 약 850만 스퀘어피트이며 향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같은 면적의 사무공간이 공급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4~5년 이내에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대료가 급등하면서 회사들이 비싼 임대료를 내기보다는 자산 보유의 개념으로 사무실을 구입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부동산개발이 주택 및 주상복합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오피스 수요를 단기간에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바이 부동산시장은 앞으로 수년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조정 시에는 가격하락보다는 안정기를 거친 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정 시에도 입지조건이 뛰어난 유망 부동산들은 여전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만족할 만한 투자수익을 낼 것이다.

비즈니스구역에 위치한 비즈니스 베이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등에 새로 지어지는 최고급 오피스나 해변에 위치한 팜 주메이라와 주메이라 비치 레지던스 등 뛰어난 환경과 입지조건을 갖춘 부동산에는 지속적인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의 강남과 블루칩들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문윤홍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