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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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지 경쟁입찰 '병주고 약주고'

택촉법 개정안서 공급방식 변경 검토

2003년 02월 19일 (수) 00:00:00

윤효정

지난 1월30일 입법예고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주요골자 가운데 '주택건설용지의 공급기준을 차등화해 임대 및 중·소형 주택용지는 감정가격 이하로 공급하되, 국민주택규모(85㎡)를 초과하는 주택건설 용지를 경쟁입찰방식으로 공급한다'는 개정안이 있다. 이는 공공택지 공급방식 변경에 대한 근거 신설 사항으로 기존의 추첨방식에서 최고가액 경쟁입찰 방식으로의 변경고시로 건교부는 공공택지 공급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함으로써 이를 통해 발생한 재원은 임대주택·기반시설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택지개발촉진법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국무회의 심의 등을 거쳐 금년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이며, 경쟁입찰방식은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이 개정·시행되는 하반기 이후 공급되는 택지에 대해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택지개발촉진법시행령 개정안의 경쟁입찰 도입방식은 각 주택업체와 관련단체들로부터 '서민 호주머니 털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는 도시지역의 택지난을 해소하기위해 주택건설에 필요한 택지의 취득·개발공급 등에 관한 특례로 입법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의 취지와 상반됨과 동시에 경쟁입찰을 통해 지가가 상승하면 결국 높아진 분양가는 서민들의 몫이라는 데 그 이유가 있다. 택지를 비롯한 부동산의 감정가에는 해당 부동산이 가지는 가치에 대한 추가가격상승분까지 포함되어 있으므로 경쟁입찰방식을 도입해 택지비를 올리는 것은 분양가 상승을 간접 규제하고있는 정부의 취지에도 위배된다.
현재 준농림 지역에 대한 개발제한 등으로 주택건설택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의 추첨방식을 버리고 공공택지를 최고가액 공개경쟁입찰로 분양하면 택지의 공급가가 크게 상승해 주택분양가격은 필연적으로 오른다. 또한 신규분양가 상승이 인근 지역의 집값 동반상승을 유도해 기존주택가격과 전세가 까지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서울 강남지역과 용인죽전지구 등의 주택가격이 공개경쟁입찰로 분양할 경우 택지가격이 평균 50%이상 상승해 결국 신규분양가, 기존주택·전세가 등을 동반상승시키는 예를 보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이같이 상승한 분양가는 결국 중소형규모의 신규분양주택을 공급받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같이 결국은 서민에게 택지공급가격 상승분이 고스란히 돌아간다면 경쟁입찰로 발생한 재원을 임대주택 및 도시기반시설에 투자하더라도 서민의 돈으로 서민을 돕는 꼴이된다. 이는 공공택지개발시 충분한 도시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그 비용을 택지분양가에 포함하면 해결되는 문제를 굳이 법까지 개정해가며 호들갑을 떠는 꼴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어차피 개발택지니 오른 분양가만큼 발생한 기업의 이익을 기반시설에 재투자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정부의 사고방식은 단순"하다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자금력이 좋은 소수의 대형업체를 위한 특혜성 정책이라는 비난도 면키 어렵다. 또한 경쟁입찰 방식 도입은 지방·중소업체 육성이라는 차기 정부의 공약과도 상반된다. 공동주택건설이 가능한 공공택지가 한 필지당 최소한 300억을 상회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고가액 경쟁입찰 매각은 일시에 300억 이상의 자금동원 능력이 있는 대형업체만 입찰이 가능해 결과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는 경쟁입찰에서 완전 제외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수도권에 공급되는 공공택지의 경우 과다경쟁현상이 일어나는 반면 지방에 공급되는 택지의 경우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 입찰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택지개발촉진법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분양가 상승, 주공·토공 등 공공기관과 입법취지 위배·대형업체 특혜성 논란 등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입법취지의 정당성 확보 측면에서도 공공택지공급시 경쟁입찰방식도입 제고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