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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이전으로 지방·서울 동등화 고대

기자의 눈

2003년 01월 01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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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16대 대통령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무현 당선자의 주요 공약 가운데 '수도이전' 공약이 있다. 서울·수도권의 과밀화와 땅값 상승 등 아슬아슬한 서울의 팽창을 해결하는 길은 지방분권화 뿐이라는데서 나온 공약이다.
이전 가능지역으로 충청권의 몇몇 도시가 물망에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민주당 내에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해진다. 충청권 주요도시들에는 벌써부터 서울 큰손들의 문의가 쇄도한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른다.
신규아파트의 평균 평당가가 800만원을 웃돌고 평당 2,000만원의 초호화 아파트가 판치는 서울에서 서민들의 내집갖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저마다 팍팍하고 살기 힘들다지만 해마다 서울 집값은 오르고 사람은 모인다. 여기에는 서울이 갖는 '중심'의 의미가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나라에도 유례없는 단일 역사책으로 역사를 배운다. 왕의 집권순서에
기댄 단일역사책의 역사서술은 역사책에 담겨져 있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 귀기울이지 않고 역사를 공부하는 이의 삶과 가까운 문제는 관심 밖이다.
수도중심의 역사교육과 사회교육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 역사전문가들은 수도중심의 역사서술·교육을 통해 지방에 삶의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이들이 '내가 사는 곳'이 아닌 '서울사람들이 사는 곳'에 대해 배우고 무의식적으로 동경을 한다고 말한다. 서울거주민들 중 사실상 서울 토박이들은 절반도 안되는 현실에서 서울출신, 지방출신 운운하는 것도 무의미하지만 지방출신들은 변방의 비애를 일정부분 감수하며 서울로 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정수도이전'은 좀더 일찍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다.
'수도이전'이야말로 서울이 수행하던 수많은 기능 가운데 일부를 지방에 분산시켜 '행복은 나누고 고통은 줄이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변방과 중심을 따로두지 않는 '수도이전' 정책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 땅투기로 얼룩진 유일중심 서울에서 벗어나 서울과 지방이 동등한 시대를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