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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보수제도 허점많다

기자의 눈

2002년 12월 17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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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하자보수제도가 허점 투성이다.
하자보수제도는 공동주택관리령에 의해 규정돼 있지만 ▶하자여부 보다 우선되는 경제논리 ▶단순하자와 부실시공에 대한 판단의 어려움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령은 제16조에서는 "....하자보수기간은 그 사용검사일부터 주요시설인 경우에는 2년이상.....입주자·입주자대표회의는 사업주체에 대하여 그 하자의 보수를 요구할 수 있으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하자문제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게 되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며 쉬쉬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주민들과 "하자 아파트로 소문날 경우 기업 이미지가 떨어진다"며 우려하는 건설업체간의 투명하지 않은 거래가 시작된다. 때문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하자문제에 대해 가해자인 건설사는 물론 피해자인 입주자도 기자의 취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한없이 투명하게 짜여진 제도적 틀이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다.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현실에 대한 배려없이 제정된 법률이 현실세계의 하자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드러내 놓고 다툴 수 없는 문제이기에 힘있는 사람, 요령있는 사람은 더 많은 보상을 받고 힘없는 사람, 요령없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하자문제가 건설업체와 입주자에 의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상호 불신이 커지게 되고 엄연히 제도적으로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부분임에도 영원한 분쟁꺼리로 남게된다. 이 경우 문제의 본질은 하자가 아니라 부실시공이라는 입주자의 주장과 단순 하자이기 때문에 법률에 의거 정해진 기간내에 해결하면 된다는 시공업체간의 다툼으로 옮겨지기 일 쑤이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는 S건설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입주자와 시행사에서는 부실시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시공사는 건설공사중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하자부분이지 부실시공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확대될 경우, 시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입주자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힘들게 하자여부를 가려낸다 하더라도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아파트 가격 하락'의 우려는 남게된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고려되지 않고 제도적으로만 잘 짜여진 하자보수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정부 당국의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현실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고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