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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냐, 안정이냐 중심잃고 비틀

잇단 안정대책사이 개발계획 남발

2002년 11월 27일 (수)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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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당국의 개발과 안정대책 남발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들어 안전진단 강화를 통한 재건축 규제 강화,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에 의한 분양권 전매제한, 청약당첨 제한, 양도세·재산세 강화 등의 부동산 안전대책을 수차례 발표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가나 오피스텔, 주상복합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오피스텔 선착순 분양금지 강화, 오피스텔·주상복합의 주차공간 확대, 용도용적제, 주거용 오피스텔 중과세, 주상복합 주거비율 강화 등의 조치가 발표됐다. 현재는 주상복합 시장 과열현상을 막기 위해 주상복합에 대해서도 분양권 전매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이 발표되는 중에도 각종 개발정책들도 함께 발표돼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 9월 전국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이에 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확대한다고 밝혀 이 일대의 부동산 가격을 한껏 높이기도 했다. 또 재건축 규제의 핵심이었던 안전진단 시행권을 지방자치제로 이관해 재건축 규제 강화라는 기조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서울시도 강서구 마곡지구 개발계획 발표가 투기세력의 유입을 부추긴다는 비판때문에 공영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강북신도시 사업의 대안으로 강북 뉴타운 건설계획을 밝혀 구체적인 계획 없이 왕십리, 길음, 진관내·외동 일대의 땅값만 올리기도 했다. 이 지역들은 실제 호가가 높아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개발계획의 부재로 정작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시장 개발과 안정대책으로 인해 업체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용인시 동백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한라건설 등의 업체들은 이 택지지구가 지난 11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교통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업승인을 받지 못해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토지매입 비용으로 7,000억원을 납부한 이들 업체들은 택지공급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조성되는 택지지구 아파트 공급사업이 교통문제 무계획으로 지연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이 각종 개발계획으로 실효를 얻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재건축 강화,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의한 분양권 전매제한, 청약담첨 제한 등으로 해당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찾고 있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을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정책목표가 단편적인 시장의 냉각이 아니라 건전한 부동산 시장 육성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당국의 안정과 개발 정책의 남발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열풍과 일부지역 경기과열은 잠재웠지만 이를 대체할만한 개발 계획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그간 문제가 되었던 투기자금과 유동자금의 기형적인 부동산 시장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투기과열지구의 부동산 열기가 냉각되자 비투기과열지구의 청약경쟁률이 치솟는가 하면 주택시장 안정을 꾀하면 수익형 부동산 경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일선의 한 공인중개사는 "너무 많은 개발과 안정대책이 발표되고 있어 현장에서 일하는 공인중개사도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