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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연한 강화 한다 안한다 혼란

서울시 40년 이상 개정추진안 번복

2002년 10월 10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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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대상을 기존 20년 이상에서 40년 이상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던 서울시가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논란의 진원지는 지난 9월29일 서울시가 한나라당 도종이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답변자료에서 재건축 대상을 기존 20년 이상에서 40년 이상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주무부처인 건교부와 협의중이라고 밝혔으나 다음날 해명자료를 통해 공식입장이 아님을 밝힌 데 있다.
서울시의 번복에 대해 건축업계, 재건축조합추진위원회, 전문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식입장이 아님을 밝혔지만 이같은 내용이 내년초 시행예정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축업계에서는 법 시행령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 경우 재건축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먼저 주택공급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롯데건설 재건축팀 오기종 과장은 "서울시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줄어들겠지만 지방과 서울간 공급불균형을 가져와 부동산투기가 잠재적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의 수요가 대체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건축억제는 서울지역의 공급위축을 불러와 서울시 의도처럼 부동산 투기가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건설 재건축팀 김형기 과장은 "재건축추진 여부를 단순히 년으로 따져서 시행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발상"이라며 "토지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재건축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과장은 "지구단위계획, 저밀도아파트 지구의 단계별 재건축 시기조정 등 서울시 재건축 규제가 5층 이하 저층아파트의 희소가치를 높여 시세상승을 가져왔다"며 "저층아파트 재건축규제를 풀어 희소가치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재건축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재건축추진단지다. 재건축이 확실시 된 잠실, 반포, 화곡 등 5대저밀도단지와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안도하는 눈치. 그러나 안전진단평가 초기단계에 있는 고덕2단지, 개포시영, 개포주공 등의 재건축추진 단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고덕2단지 재건축조합 박원호 총무이사는 "주민공청회 수렴, 현장확인 등의 절차가 우선돼야할 것"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고 허겁지겁 수정하는 탁상행정은 사라져야한다"고 정부시책을 비판했다.
사업추진까지 들어간 경비에 대한 경제적 손실문제도 제기 되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장영수 재건축조합장은 "서울시 재건축 규제는 사업추진경비소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라며 "해당주민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0월2일 강남구로부터 정밀안전진단대상에서 제외된 개포시영의 이승희 재건축조합장은 "정부시책이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있다"며 "재건축 여부는 년수에 관계없이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있는 곳을 대상으로 탄력적으로 적용돼야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재건축 추진대상이 40년 이상으로 상향조정될 경우 부동산 투기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공급대안이 없는 서울시 현실에서 장기적으로 공급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 되고 있다. 또한 잠재적 재건축 물량을 남겨놓음으로써 이후에 늘어날 재건축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감정원 곽기석 단장은 "40년 이후 물밀듯이 이루어질 재건축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며 "재건축대상의 년한 상향조정은 오히려 시장에 부장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교부가 재건축 허용연한을 현행 20년에서 30년 이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행시기와 적용대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