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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책기금관리 허술하다

서민주거안정 도모 본 취지 퇴색

2002년 10월 04일 (금)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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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 운영되고 있는 국민 주택기금이 허술하게 관리·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9월24일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주택기금 운용이 형식적이고 투명하지 않게 운용되고 있으며, 국민주택기금의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중형주택 임대 및 분양사업에 기금을 과다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원은 국민주택기금운용심의회는 위원장인 건교부차관을 비롯해 당연직 4명 등 총 8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으나 회의는 모두 서면심의로 개최해 기금운용심의회의 회의록조차 없는 상황이며, 국민 주택기금의 운용·관리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구성된 '국민주택기금 운용 및 관리 자문위원회'가 2001년중 한차례도 운영한 실적이 없고 올해에도 관련자료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또 7월말까지 국민주택기금에서 중형임대·분양사업에 지원된 규모는 8,826억원으로 올해 기금의 연간 운용계획인 10조 7천억원중 8.2％를 차지한 반면, 근로자·서민의 주택구입자금 지원에는 당초 지원계획이었던 5,00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17.3％인 836억원, 전세자금에는 28.5％인 2,845억원만이 지원되는 등 국민주택기금 목적사업이 매우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서민층 대상이 아닌 사업지원은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 주택정책과 강팔문 과장은 "중형임대·분양사업에 자금지원은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과 더불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이루어진 것"이며 "주택구입·전세자금 지원이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한 것은 근로자·서민들의 국민주택기금에 대한 수요가 적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산규모 43조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 전액을 국민은행이 위탁관리함에 따른 형평성문제와 감독소홀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국민은행은 건교부로부터 국민주택기금위탁관리를 맡아 국민주택채권 발행, 청약저축, 주택복권 발행, 국민주택기금 대출 심사 및 운용, 대출금 관리 업무, 주택정책수립 관련 기본자료 정리 등 국민주택기금의 총괄관리·집행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주택기금 건교부 담당인원은 2명으로 배정돼 국민은행의 기금관리에 대한 실질적 관리 감독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정 의원은 국민은행이 국민주택기금을 위탁관리한 지난 1981년 이후 지난해까지 위탁수수료가 1조 6,884억원에 달하고 지난해에 위탁수수료 수입은 1,830억원에 이르는 등 민영화된 국민은행에 기금운용을 독점시키는 것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조속히 기금 관리조직을 별도로 설립하고, 위탁기관을 확대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건교부 주택정책과 강팔문 과장은 "국민주택기금 관리는 전문성과 운영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기금을 분산예치 할 경우 자금운영에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며 "기금관리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은행을 대상으로 분산예치를 신중히 검토중이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