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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까지 폭격한 9.4대책

기자의 눈

2002년 09월 25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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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슈퍼힐, 삼성 베스트빌, 대진 아트빌, 삼정 하우스빌....
듣기에도 생소한 이 브랜드들은 생활정보지에서나 찾을 수 있는 영세업체의 소형 공동주택의 것이다. 이들 브랜드는 내집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에게 '당신도 브랜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란 소박한 만족을 주는 이름만 브랜드일 뿐이다.
이런 소형 공동주택은 투기세력의 사냥감이 아니다. 이런 주택을 국세청의 발표에서처럼 27가구나 소유하려고 욕심부리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저 내집마련이 꿈인 서민들의 생활공간일 뿐이다.
지난 9.4 부동산 안정대책의 문제는 이런 현대 '슈퍼힐'을 산 서민들에게도 해당되는 경우가 많은 데 있다. 서울에서는 주택담보 대출이 60%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겨우 마련한 푼돈(?)을 가지고 내집마련의 재테크라고 주택담보대출을 꿈꾸던 서민들이 가지는 불안감. 서민아파트 청약통장 1순위를 가지고 골목골목 들어찬 소규모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에게도 1순위 자격을 제한하는 정부의 9.4부동산 안정대책이야 말로 답이 안나오는 일이다.
겨우 집 한 채 마련하면서 집의 7할을 연 5.9%의 저리로 빌렸다는 기쁨도 잠시, 3개월 CD연동금리라는 생소한 조건 때문에 시장의 금리인상 압박은 그들에게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반면, 연 7.5% 고정금리 대출이란 탁월한(?) 선택으로 금리변동의 부담을 덜어내 마음이 편하다는 어느 서민의 기쁨은 부동산 시장을 지켜보는 기자의 눈을 흐리게 한다.
또 정부의 후속조치도 문제다. 강남의 집값이 과열됐다고 재산세 과세를 현실화한다고 한다. 강남의 재산세가 강북보다 적어서 강남의 집값이 올랐던가 서민들은 의문이다. 한 시민은 " 재산세 현실화 작업은 부동산 안정대책이 아니라 부당한 점을 개선하는 사회정의 구현 아니냐"고 되묻는다. 강남 아파트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누렸던 저렴한 재산세 혜택은 그저 제도의 맹점으로 인한 반사적 이익에 불과하지 그 자체가 강남 아파트 투자의 목적은 아니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