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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거품빠져 내집마련 호기

9.4대책후 투기성 수요 활동 둔화

2002년 09월 18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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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9.4 안정대책' 발표로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 투기성 수요자의 활동 둔화,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 분당, 일산, 과천 등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청약통장 불법거래 처벌 강화, 양도소득세 감면 축소, 3주택이상 보유자 중과세, 고급주택 면적 하향, 자금출처 조사 강화 등의 조치들이 투기성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신도시의 환경 개선사업, 제2 신도시 건설 계획, 그린벨트 및 군사보호구역 해제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커지게 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9.4 부동산 안정대책에 대해 "금리 인상조치라는 극약처방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보여줬다"며 "구체적인 효과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시장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또 "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 조정 예상으로 실수요자들에게 내집마련의 호기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장기 전망 - 실수요자 위주 재편, 내집마련 계기 제공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제거되면서 내집마련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망이 힘을 얻는 가장 큰 이유로 청약경쟁률 하락을 들 수 있다.
9.4 부동산 안정대책에서는 최근 5년간 신규아파트 청약에서 당첨된 자, 2주택 이상 보유세대 구성원 전원에 대해 청약 1순위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서울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내 주택청약에서는 내집마련 실요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 분양권 전매, 양도소득세 면제 축소, 보유과세 현실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을 투자목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어려워져 실제 주거목적의 실수요자들에게는 그만큼 좋은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기지역 아파트의 경우 많게는 5회 이상의 분양권 전매가 이루어지기도 해 실제 거주자들은 높은 웃돈을 주고 입주해야만 했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거품이 제거된 가격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청약 1순위 제한, 양도소득세 강화 등이 적용되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확대 가능성으로 인해 9.4 안정대책의 적용범위가 점차 확대된다는 점도 실수요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9.4 부동산 안정대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내집마련 실수요자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기간에 걸친 정부의 꾸준한 정책집행과 일관성 있는 정책 제시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 단기 전망 - 투기자금 관망세 유지
현재까지 부동산 시장은 보합 또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지난 6일 기준으로 서울 및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분양권 2,778개평형 시세를 조사한 결과 2주간 변동률은 0.87% 상승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관심을 모은 고양시(1.76%), 남양주시(3.05%), 화성시(0.20%)는 매도자, 매수자 모두 일단 관망하겠다는 분위기로 급격한 시장변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114는 9월 첫째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8월말보다 상승률이 0.3% 더 높아진 가운데 저밀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히 시장을 이끌고 있고 신축 아파트단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다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8.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시장 상황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8.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처음으로 치뤄진 서울시 8차 동시분양에서는 정부 의도와 달리 청약자가 대거 몰리며 서울1순위 접수에서 전 평형이 청약 완료됐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최근의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시장 과열의 이유인 저금리 기조, 주택담보대출 급증, 조세감면 혜택, 규제완화, 분양가 자율화 조치,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이 철회됨으로써 이를 근거로 한 기형적인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제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상무는 "부동산 경기의 이상 과열은 정부의 정책적인 경기부양책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런 제도적 장치들이 제거된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은 불투명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