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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주권시대, 안티 건설사-사이트 활발

입주아파트 문제 등 해결위해 나서

2002년 08월 14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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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주권시대. 인터넷에 안티-건설회사 활동이 활발하다. '안티-오노, 안티-재팬, 안티-조선일보' 등 안티(anti)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비판적 대안으로 등장한지 오래다. '안티(anti)는 반대의 의견이나 대립되는 의견을 말하는 안티테제(antithese)의 준말이자 반대하다는 의미의 영어 접두사다.
안티운동의 기폭제 역할은 삼성물산이 담당했다. 2000년 6월 삼성물산과 안티삼성아파트의 소송에서 서울지방법원이 안티사이트가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것을 계기로 안티사이트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의 안티사이트는 웹사이트형식보다는 커뮤니티형식을 빌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벽산건설의 안티사이트에는 회원만 90명에 육박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진행중이다. 주공, 토지신탁 등 대표적 공기업들에도 안티사이트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안티-벽산건설의 운영자 김도현씨는 사이트에서 "벽산건설의 재개발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금전적, 정신적 피해가 막심했음에도 법, 언론, 정부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앞으로 우리 같은 소시민들이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로 더 이상 피해를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사이트 운영 이유를 밝혔다.
안티-건설사 사이트는 일반 안티사이트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안티사이트는 대체로 자신이 싫어하는 연예인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수준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안티사이트의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인민재판식 여론몰이' '운영자의 도덕성 논란'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 안티사이트들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집중하고자하는 의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안티건설회사 사이트라도 건설회사 자체를 일방적으로 공격하지는 않는다. 안티사이트 회원들은 대개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구체적인 문제점이 해결되기를 원하고 이들이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활동이 느슨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안티삼성아파트, 안티LG건설, 안티건설 등이 한때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나 지금은 사라진 안티건설사 사이트들이다.
반면에 하자보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단의 안티사이트 활동이 수그러졌다고 해서 안티건설사 사이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특징도 있다. 다른 현장에서 하자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아파트 주민들이 언제든지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건설을 매개로 한 안티 활동을 벌이기에 여건이 잘 조성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다른 업종과는 달리 다음이나 프리챌 등의 포털사이트는 물론 닥터아파트 등의 부동산 사이트들에서 제공하는 건설사별 커뮤니티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중요재산중의 하나인 아파트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적극적으로 이런 관심을 표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문제발생시 결집력이 강하다는 이유에서 이 같은 지적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안티사이트 운영자는 "안티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회사의 이미지에 많은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사가 고객본위 경영을 할 수 있고 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안티사이트를 꺼려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