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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수주전, 업체 건전성 평가의 장

장단점 그대로 노출 평가잣대역 톡톡

2002년 08월 13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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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통해 건설업체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다. 그간 각종 민간단체 등에서 아파트 대상, 브랜드 대상 등의 명목으로 건설업체의 순위를 정하기도 하고 당국에서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급순위)를 통해 건설업체의 단편적인 순위를 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간단체는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고 시공능력평가는 건설협회가 공사 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분석한 자료여서 아파트 건설능력과 브랜드 파워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건설업체들이 서로의 장단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육탄전을 벌이는 재건축 수주전이야 말로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지배하는 현장으로 실질적으로 업체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직접적인 잣대 역할을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재산목록 1호인 경우가 많은 주택을 담보로 하는 사업이라 그만큼 신중하고 최적의 사업파트너를 원하기 때문에 어느 집단보다 냉정하고 치열하게 건설업체의 장단점을 분석한다. 때문에 재건축 수주전을 통해 업체의 건전성을 적나라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린다.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들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단기적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는 무상이주비, 지분율, 공사비 등의 조건이고 다른 하나는 업체의 실적과 업무추진 능력 등의 안정성이고 나머지는 브랜드 파워 등으로 추후 시세차익, 프리미엄을 통한 장기적 이익의 실현이다.
이런 조건들은 바로 재건축 사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느냐를 목표로 하고 이를 통해 조합원들이 얼마나 많은 경제적 혜택을 누리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물론 이러 조건들을 가장 만족시키는 업체가 시공사로 선정되고 조건들을 실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건설업체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첫째 무상이주비, 공사비 등의 각종 사업조건을 통해 업체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금력과 시공력, 분양능력 등을 가늠할 수 있다. 부채비율이 낮거나 재무구조가 튼튼한 회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저리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업체의 노하우와 기술력도 드러난다.
둘째 업무추진능력과 실적은 업체가 그동안 사업을 얼마나 활발히 진행했는지를 평가 받을 수 있으며 전통있고 안정적인 사업을 꾸려나가는 지 평가받는 기회가 된다. 재건축 사업에는 30여단계가 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관업무 등에서는 자료준비, 인허가 등 전문적인 지식일 필요하다. 이 부분을 통해 업체의 맨파워와 업무추진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 재건축은 재건축 결정, 철거, 이주, 시공, 분양 등 장기간에 걸쳐 복잡한 단계를 거쳐 진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숙련된 인력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건설업체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자사 브랜드의 파워를 높이는 것이다.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프리미엄이 달리질 정도로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더 큰지 가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브랜드 파워를 업체의 마케팅력을 평가할 수 있다. 브랜드 파워도 회사의 집약적인 건전성을 바탕으로 형성되지만 특히 '업체의 강점을 얼마나 상품화하는 가'라는 마케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롯데건설의 캐슬과 낙천대는 호텔같은 고품격 아파트와 별장같은 아파트라는 개념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고 중세의 고성을 방문 행사, 성(城)문장을 달아주는 등의 마케팅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더샾(#)은 반올림이라는 의미에 맞게 '당신의 삶을 반올림하세요'라는 문구로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벽산건설 개발사업팀 박인섭 부장은 "재건축 수주전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할고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다"며 "벽산건설은 업계 최고의 사업추진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전략을 펼친다"고 전했다. 또 같은 회사 양승락 차장은 "건설업체는 자신이 처한 브랜드파워, 제시한 조건을 이행할 수 있는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다"며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건설업체의 건전성과 사업능력을 검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재건축 수주 실적만으로 업체의 건전성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체중에서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택부문의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을 봐도 단순히 주택사업이 강하다고 해서 업체의 건전성을 액면대로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부채비율이라든가 시공능력이 좋더라도 주택부문보다 플랜트, 토목, SOC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특히 재건축 실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은 과정에서 시공능력과 실적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변경되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며 "재건축 조합원들은 어느 집단보다 건설업체의 건전성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